빠른 몰입감·강렬한 스토리 전달로 MZ세대 홀려

전 세계적으로 쇼트폼 콘텐츠가 대세로 떠오르는 가운데 5분 내외의 짧은 형식의 드라마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 국내에서 급성장하며 콘텐츠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발 쇼트폼 드라마 앱이 시장의 판도를 흔들자 국내 사업자들도 앞다퉈 쇼트폼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26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21개에 불과했던 쇼트폼 드라마 앱은 1년 만에 89개로 증가했다. 이는 쇼트폼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의 인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발표한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쇼트폼 이용률은 전년 대비 12.6% 포인트 증가한 70.7%를 기록했다. 국민 10명 중 7명이 쇼트폼에 빠진 것이다.
쇼트폼 드라마는 빠른 몰입감, 모바일 중심의 콘텐츠 소비, 짧은 시간 내 강렬한 스토리 전달이라는 장점 덕분에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었다. 이들은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쇼트폼을 통해 콘텐츠 미리보기 광고를 적극적으로 펼치며 이용자들을 유치했다. 특히 쇼트폼 드라마는 긴 영상보다 짧고 임팩트 있는 콘텐츠를 선호하는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트렌드와 맞물리며 단기간 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올해 1월 다운로드와 매출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월 쇼트폼 드라마 앱의 월간 다운로드 수는 지난해 1월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220만 건을 기록했다. 카카오벤처스는 글로벌 쇼트폼 시장 규모를 13조 원(지난해 기준)으로 추산했다. 한국 시장 규모도 6500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쇼트폼 드라마는 수백억 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기존 드라마나 영화에 비해 촬영 기간이 짧고 캐스팅 부담이 적어 제작비 대비 높은 수익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국내 사업자들도 쇼트폼 드라마 시장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며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3월 폭스미디어가 국내 최초로 쇼트폼 드라마 플랫폼 탑릴스를 선보인 데 이어 쇼트폼 드라마 플랫폼 비글루를 출시한 스푼랩스에서는 최근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 ‘죽이고 싶은 X들: 간통수사대’을 선보였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계에서도 쇼트폼 시장에 뛰어들었다. 왓챠는 숏차 등을 선보였고 최근 쇼트폼 드라마 시장에 뛰어든 티빙은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야금야금 성장해온 쇼트폼 드라마가 이제는 OTT,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기존 미디어 시장을 강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콘텐츠 사업자들뿐만 아니라 체류 시간을 늘려 이용자를 잡아야 하는 플랫폼 사업자까지 쇼트폼 시장에 뛰어들며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