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를까?"…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3가지 [왁자집껄]

입력 2025-03-0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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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고 깊이 있게 다뤄보자는 취지로 마련한 코너입니다. '왁자집껄'에서는 스타의 집, 부동산 트렌드, 시장 동향, 재미있는 일화 등 실용적이고 유익한 팁까지 집과 관련된 소식을 나누고자 합니다. 왁자지껄하게!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연 3%에서 연 2.75%로 내렸다. 환율과 물가는 높은 수준이지만 금리를 인하해 경기 부양에 나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연 3%에서 연 2.75%로 내렸다. 환율과 물가는 높은 수준이지만 금리를 인하해 경기 부양에 나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드디어 금리를 내렸습니다. 지난달 25일, 2년 4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3%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하하며 다시 2%대 금리 시대를 열었는데요. 금리는 부동산 시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시장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거래가 줄어들고,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증가해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경향이 있는데요. 과연 이번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금리 인하로 예상되는 변화 3가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가장 먼저 부동산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대출이자 부담이 줄어들면서 다시 주택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죠. 특히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는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큽니다.

두 번째로는 금리가 낮아지면 매수를 망설이던 사람들이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마지막으로 전세보다 차라리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질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세 수요가 감소하고, 매매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금리 인하만으로 부동산 시장이 즉각적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합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공급 물량, 경기 상황 등의 변수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인데요. 과거 사례에서도 금리 인하 후 시장이 본격적으로 반응하는 데는 일정 시간이 걸렸습니다.

즉각적인 반응보다 거래량 회복 후 상승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급격한 금리 인하, 2020년 초저금리 시대, 그리고 2022년 금리 급등기 등 과거에도 금리 변화로 인해 시장 변화가 있었습니다.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부동산 시장도 침체했었는데요. 당시 대출 금리가 높아지자 거래량이 급감했고, 집값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5%대에서 2%대로 대폭 인하하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처음에는 시장이 위축돼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낮아진 금리 덕분에 점차 주택 매수세가 살아났는데요. 대출이자가 줄어들면서 부담이 감소하자 다시 집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늘었고, 결국 2010년 이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반등했죠.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침체되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5%까지 낮추는 초저금리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시중 대출 금리도 연 2%대까지 떨어졌는데요. 당시 사람들은 ‘이 기회에 집을 사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면서 대출을 이용해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죠. 그 결과,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지방까지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는데요. 특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패닉바잉’(공포 매수) 현상이 나타나며 매물이 나오자마자 거래가 성사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그러나 2022년에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까지 인상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낮은 금리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인해 대출이자 부담이 커졌고, 이에 따라 주택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됐습니다. 특히 수도권 외곽과 지방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고, 거래량도 급감했습니다. 또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전세 대출 부담도 커지면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집을 사려는 수요가 줄어들다 보니 전세 시장이 불안정해졌고, 전세 가격이 상승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과거와는 다른 조건…반등? 글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면 이번 금리 인하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를 볼 때 금리 인하는 주택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일각에서는 반등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대출이 과거처럼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정부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통해 개인이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소득이 낮으면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없도록 막아놓은 것인데요. 즉 예전처럼 ‘영끌’이 쉽지 않다는 말입니다. 특히 대출이 있어도 금액이 제한적이라 구매력이 많이 늘어나기 어려운 것이죠.

과거 2020년 금리 인하 때는 대출 규제가 비교적 느슨했고, 정부의 공급 억제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집값이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출 규제가 여전히 강하고, 정부도 대출 완화를 신중하게 검토하는 상황인데요. 금리 인하만으로 대출 환경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부동산 시장 반등 속도도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반등에 대한 반대시각은 또 있습니다. 바로 쌓여있는 매물인데요. 2022~2023년 금리가 급등하면서 매수세가 위축됐고,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에서는 가격이 하락하면서 팔지 못한 매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죠. 집값이 반등하려면 기존 매물이 먼저 소진돼야 하는데요. 이렇게 매물이 서서히 소진되고, 거래량 증가하면 그때 가격 반등이 일어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즉, 금리가 내려간다고 해서 집값이 바로 뛰는 것이 아니라, 먼저 거래량이 늘어나고 시장에 쌓인 매물부터 줄어드는 과정이 선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정리하자면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맞지만, 금리 인하 ‘한 방’만으로 집값이 바로 뛰지는 않을 가능성이 큰데요. 그 속도와 강도는 여러 요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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