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4618억 원 규모의 홈플러스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전단채) 전액 변제는 '거짓말' 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금감원은 현재 TF를 꾸리고 홈플러스 법정관리와 관련해 대주주인 MBK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 원장은 26일 "MBK가 4000억 원 규모의 홈플러스 전단채에 대해 원금을 전액 보장한다는 것은 거짓말 같다"며 "5년후에 변제한다는 건지 10년후에 변제한다는 건지 시점이 명확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어떤 재원으로 변제할지 등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빠른 시일 내에 원금을 보장할 유동성이 있었으면 회생 신청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장에서 비판적인 여론이 나오니까 MBK가 당장 곤궁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공수표를 날리는데 이에 대한 적정성을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지난 21일 유동화증권의 기초가 되는 매입채무유동화 잔액을 상거래채권으로 취급해 채권 신고하기로 결정했다. 매입채무유동화는 신용카드로 결제해 향후 받아야 할 대금을 기초자산으로 단기채 등을 발행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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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MBK의 이같은 발언이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봤다.
그는 "MBK가 시장에서 오해할 수 있는 말을 툭툭 던지는데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의 회생 절차 진행과 금융채권 조정 문제 등에 있어서 얼마큼 진정성 있게 할 수 있는지 살펴 볼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과 MBK는 대주주의 진정서 측면에서 다르다고도 지적했다.
이 원장은 “태영건설의 경우 대주주의 고통분담이 있었는데 MBK의 경우는 자기 뼈가 아닌 남의 뼈를 깎는 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이들은 위탁운용사(GP)로서 이익이 안 나도 관리하면서 큰 금액의 수수료를 받는다”고 했다.
그는 "MBK의 구체적인 수수료 규모를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에서 생각하는 수치에 '공(0)’ 하나를 더 붙인 수준"이라며 "이 정도의 이익을 굴리면서 손실은 사회화시키고 이익은 사유화 하는 방식에 대해 국민들이 불신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경위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 원장은 “회생 신청 배경과 동기에 대해 (금감원)검사 과정에서 밝힐 것”이라며 “많은 전문가가 의문을 갖고 있고 금감원도 그 부분이 규명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임기 중에 처리하겠다고 말씀드렸으나 가급적 4월 내에 조사를 마무리하려고 욕심내고 있다”며 “기존 4명이었던 조사팀에 한 명을 추가해 5명의 TF를 꾸려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삼부토건은 지난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참석한 뒤로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1000원대였던 주가는 같은 해 7월 장중 5500원까지 치솟으며 주가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이 원장은 “거래소에서 넘어온 (이번 의혹) 관련 자료에선 언론에서 문제 제기를 많이 하는 이종호 전 대표는 빠져 있었다”면서 “저희는 거래소에서 넘어오지 않은 부분까지 넓혀서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