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직원 모두 전력을 다했으나 이 모든 것은 최고 경영자인 저의 부족함 때문입니다.”
31일 오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HLB의 제4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등장한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주주들을 향한 사과로 인사말을 갈음했다. 무거운 얼굴로 연단에 선 진 회장은 이달 28일 개인주주단체 임원진을 직접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기주총은 간암 신약의 FDA 허가가 재차 불발된 지 10여 일 만에 열린 만큼 장내는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았다. 주총 시작 전에 이미 자리를 가득 메운 주주들은 진 회장만큼이나 무거운 얼굴이었다.
HLB의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간암 1차 치료제로 신약 허가를 재신청한지 1년 만인 이달 20일(현지시간) 다시 한번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 HLB는 2023년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첫 번째 품목허가를 냈지만, 캄렐리주맙의 CMC 문제 등을 이유로 CRL을 받은 바 있다.

HLB는 이번 정기주총에서 지난해 연결 및 별도재무제표를 승인하고, 한용해 HLB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양충모 전북대 교수를 각각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그러나 함께 안건으로 올린 이사 보수한도 임원 퇴직급 지급 규정에 대해서는 간암 신약 허가 지연을 이유로 각각 동결, 철회했다.
진 회장은 “신약 승인이 지연되는 등 주주 여러분들이 기대하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점을 고려해 안건을 철회하고자 한다”라면서 “지난 10개월간 저를 포함한 임직원 모두가 치열하게 준비했음에도 주주 여러분들에게 실망스러운 결과 안겨준 점 다시 한번 죄송하다”라고 재차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날 정기주총은 약 15분 만에 순조롭게 종료됐다. 이어 장진우 HLB 부사장과 한용해 CTO의 기업설명회(IR)가 진행됐다. 이후 현장에 모인 주주들의 질의에 응답하는 주주간담회가 열린다.
장 부사장은 “임상 결함에 의한 CRL은 24%만 FDA 승인으로 이어지지만 CMC 관련은 89%가 승인됐다”라면서 “CRL 수령 후 신약허가(NDA) 승인율은 74%에 달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