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자본금 3000억…여수신 목표 반영해 확대
'혁신' 대출ㆍ비이자수익 비중 20% 유지 약속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는 1일 "한국소호은행(KSB)은 소상공인과 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여신(대출) 영역에서 '혁신'을 확실히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준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의 '혁신'은 수신(예ㆍ적금)에 집중된 만큼 소호은행은 신용평가 영역에서의 차별화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여신상품을 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제4인뱅에 도전장을 낸 컨소시엄 네 곳(소소뱅크ㆍ포도뱅크ㆍAMZ뱅크 포함) 중 가장 경쟁력 있는 곳으로 꼽힌다.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등 참여 금융사가 9곳으로 가장 많아 재무적 안정성,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소호은행 컨소시엄 지분 33.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제4인뱅 인가 시 경영을 주도할 방침이다.
이날 소호은행 컨소시엄은 △공급망 금융 △맞춤형ㆍ지원금 대출 연결 △인공지능(AI) 정책 금융 △뱅킹 서비스 등 소상공인을 위한 4개의 혁신금융상품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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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금융 상품으로는 '나중 결제'와 '오늘 정산'을 공개했다. 나중 결제는 사업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때 은행이 먼저 자금을 내주고 추후 소상공인에게 돈을 받는 상품이다. 오늘 정산은 거래처로부터 받을 돈을 은행이 미리 내주고 나중에 거래처로부터 받는 상품이다. 김 대표는 "세금계산서에 기반을 둔 실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용평가를 하고 거래가 실제로 이뤄진 것인지 검증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금융사들이 외면한 소상공인과 소기업 영역의 공급망 금융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공급망금융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소상공인과 소기업의 거래는 연간 200조 원에 달한다. 이는 자체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이용하는 사업장의 데이터만 따진 규모다.
소호은행 컨소시엄은 다중채무자의 고금리 대출을 중저금리 대출 한 건으로 대환해 통합하는 '채무통합론', 찾아가는 뱅킹 서비스 '포스(POS)대출', 매출을 실시간으로 집계해 자동 산출한 예상부가세로 세금 납부액을 미리 적립해주는 '부가세 파킹 통장' 상품도 내놓겠다고 했다. AI 시스템을 통해 정책금융을 연계해주는 등 소상공인 정책의 파트너 역할 강화도 약속했다.
김 대표는 한국신용데이터가 이미 수년간 소상공인 대상 서비스를 운영해왔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계획만 발표하는 게 아니라, 10년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운영해온 서비스를 강화ㆍ확대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진정성과 전문성, 구체성을 인정받았다"며 "다수의 금융사, 정보기술(IT) 기업이 참여를 확정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소호은행의 초기 자본금은 3000억 원 규모다. 한국소호은행 태스크포스(TF)팀 관계자는 "여신상품 출시, 확장 등의 목표에 맞춰 은행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자본 증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상 기업 가치와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조달 계획에 대해서는 "전략적 투자자들의 자기자본투자에는 회수 기한을 정하지 않고 은행의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의도가 담겼기 때문에 단기 실적, 기업공개 압박 우려에서 자유롭다"고 했다.
이어 "초기 자본금의 5배 이상인 1조5000억 원 이상까지 기존 주주들이 별도 공모 절차 없이 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명확히 있다"며 "이후에 대규모 자금조달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오면 IPO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호은행은 비이자수익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서진 TF팀장(한국결제네트웍스 대표)은 "은행 대출 소개 등 광고부터 데이터 사업까지 플랫폼으로 할 수 있는 사업들을 바탕으로 비이자수익 비중을 20% 이상 유지하는 것이 주요 전략"이라며 "자회사 한국평가정보를 통해 적용 중인 신용평가모형을 기반으로 건전성을 잘 관리해 수익성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등에 비해 플랫폼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전국 170만 사업장이 사용하는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예로 들며 이미 리테일 고객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TF팀 관계자는 "한국신용데이터가 가진 플랫폼이 있기에 신규 고객 확보, 유지에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4인뱅이 된다면) 영업 개시 후 4년 차 정도에는 흑자 전환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호은행은 지난달 26일 금융당국에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결과는 6월께 나올 예정이다. 예비인가 취득사업자가 금융위원회에 본인가를 신청하면 1개월가량 심사 절차를 거쳐 제4인뱅이 출범, 영업을 개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