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가격이 내일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제조사ㆍ판매사ㆍ딜러ㆍ고객부담 불가피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 둔 기아는 직격탄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이 ‘자동차 관세 부과’에 따른 판매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멕시코 몬테레이에 공장을 둔 기아는 사실상 직격탄을 맞게됐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딜러사에 보낸 서신을 통해 “현재 판매 가격을 보장할 수 없다”며 “4월 2일 이후 판매 가격이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 관세 25%가 확정되면 미국 판매전략 대부분을 수정해야 한다. 관세에 취약한 소형차는 사실상 현지판매가 중단되거나 축소된다. 수출 모델은 상대적으로 마진 여력이 있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고급차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 동시에 현대차는 현지 생산에 한층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지생산 모델이어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핵심부품을 한국에서, 일반부품을 캐나다 또는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경우 25% 관세가 불가피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차 부품에도 같은 비율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관련 뉴스
번스타인증권은 보고서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가격을 올리고, 미국산 부품을 더 많이 사용하기 위해 공급망을 재조정할 것”이라면서도 “그런데도 이번 관세로 올해 순이익이 약 30%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완성차는 환율 및 관세 변화에 대해 인상분을 나눠서 상쇄한다.
예컨대 제조사ㆍ판매법인ㆍ딜러사ㆍ소비자가 인상분을 각각 나눠서 부담한다. 제조사가 가장 큰 비율(50% 이상)을 떠안는다. 뒤이어 판매법인과 딜러 회사도 각각 인상분을 나눠서 부담한다. 최종 소비자인 고객 역시 인상분의 일부를 차 값으로 부담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기아다. 멕시코 몬테레이에 공장을 두고 미국 수출형 소형차와 소형 SUV를 생산 중인데, 25% 관세는 사실상 소형차 수출 중단과 마찬가지다. 나아가 관세가 최대 50%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를 두고 ‘목적이 아닌 하나의 도구’라고 분석했다. 나라별 현안을 놓고 협상에 나설 때 유리한 협상고지를 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협상을 얼마나 빨리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산업에 미치는 피해가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로이터는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신차 판매 가운데 수출비중이 가장 높은 제조사는 독일 폭스바겐이다. 전체 판매의 80%가 수출 물량이다. 뒤이어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판매의 65%를 수출 물량으로 충당한다. 이밖에 도요타와 혼다의 수출물량 판매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51%와 35% 수준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