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로] ‘알래스카 LNG’ 에너지외교 시험대

입력 2025-04-0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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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동 산업연구원 글로벌경쟁전략연구단장

트럼프정부 ‘에너지패권’ 적극 추진
한국은 운송·저장서 세계적 기술력
단기 수익 아닌 안보 관점서 접근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에너지 정책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에너지 지배력(Energy Dominance)’ 전략을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는 셰일가스와 석유 개발 확대, 에너지 수출 증진 등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며 에너지 산업을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견인차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알래스카 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는 트럼프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 에너지 사업이다.

이는 단순한 에너지 개발을 넘어 미·중 에너지 경쟁, 아시아 에너지 시장 재편,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국제적 맥락 속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최근 알래스카 주지사의 한국 방문은 양국 간 에너지 협력을 본격화하려는 신호로 해석되어 주목받고 있다.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북극권에 위치한 프루도베이(Prudhoe Bay) 유전지대의 천연가스를 액화시켜 아시아 등 해외 시장으로 수출하려는 대규모 에너지 개발 사업이다.

약 1300km에 달하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알래스카 남부 해안의 니키스키(Nikiski)까지 가스를 이송하고, 그곳에 액화시설과 LNG 수출 터미널을 건설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총 사업비는 약 43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되며, 연간 약 2000만t의 LNG(액화천연가스)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업은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전략, 아시아 지역의 수요 확대, 미·중 갈등으로 인한 공급처 다변화 필요성이 맞물리며 다시 추진 동력을 얻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을 이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 지목하며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프로젝트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국가는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에너지 수입국이다. 일본은 이미 러시아 사할린 프로젝트에 투자한 경험이 있으며,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미국산 LNG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만 역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LNG 발전 확대를 모색 중이다.

한국은 미국산 LNG의 주요 수입국 중 하나이며, 인프라, 운송, 저장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협력 여지가 크다. 특히 조선업과 에너지 기업이 이 프로젝트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경우, 산업 전반에 긍정적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한국이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다음과 같은 요소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첫째, 경제성 분석이다. 수송 거리와 인프라 구축 비용을 고려할 때, 알래스카산 LNG의 가격 경쟁력은 여타 공급원 대비 낮을 수 있다. 장기 구매계약 시 가격 조건과 리스크 분담 구조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둘째, 지정학적 리스크다. 알래스카는 지진 등 자연재해 위험이 높으며, 미국 내 환경 단체와 원주민 커뮤니티의 반대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미국 대선 등 정치 일정에 따라 정책이 급변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셋째, 전략적 연계다. 단순한 에너지 구매를 넘어서, 한국 기업의 설계·조선·건설·운영 참여를 유도해 더 넓은 산업 가치사슬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외교적 지원과 금융 패키지 제공이 병행되어야 한다.

한국은 알래스카 프로젝트를 단기적 수익성만이 아니라, 에너지 안보 및 산업 생태계 강화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 연방정부 및 알래스카 주정부와 고위급 정례 협의체를 구성해 정보 공유 및 정책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정부와 유관기관이 함께하는 민관 협력 컨소시엄을 구성해 통합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또한 장기 계약 시 유가 연동형, 시장 연동형 등 다양한 계약 옵션을 활용해 가격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나아가 한국의 대미 에너지 전략과 탄소중립 계획 등과 연계해 통합적인 에너지 외교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단순한 자원 확보를 넘어, 한국의 에너지 외교 역량을 시험하는 중요한 계기다.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 알래스카 주정부의 적극 행보, 아시아 수요국 간의 전략적 이해관계 속에서 한국은 기술력과 수요국 지위를 강점으로 삼아 보다 주도적 역할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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