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어긋난 인식이 여실히 드러났다.'짝퉁'이 국가 이미지 훼손 등 문제점이 있다고 인식하지만 '짝퉁'을 유통하고 구입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에는 반대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이 위조상품 구입 경험이 1회 이상 있는 서울시 거주 20~40대 여성 소비자 558명을 대상으로 '위조상품 구입 소비자의식조사' 결과 응답자 모두가 위조상품을 하나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유하고 있는 위조 상품의 개수는 1~2개가 67.4%로 가장 많았고 3~5개가 그 뒤를 이었다. 10개 이상 갖고 있다는 사람도 1.3%로 위조상품이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었다.
품목별로는 짝퉁 가방을 갖고 있다는 소비자가 36%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지갑, 액세서리류, 의류, 선글라스, 시계, 구두류, 스포츠용품 순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도 20대~40대를 통틀어 가방의 비율이 20대부터 각각 33.9%, 41.2%, 34.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런 짝퉁상품의 구입장소로는 인터넷쇼핑몰이 27%, 아는 사람을 통해서 19%, 동대문상가 16%, 남대문상가 13%, 이태원상가(7%) 순이었고 특히 40대의 경우 아는 사람을 통해서 구입했다는 의견이 28.6%로 가장 높았다.
위조상품 구입이유로는 '마음에 들어서'가 38.1%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고 '명품을 갖고 싶은데 비싸니까' 30.2%, '유행이라서' 13%, 충동구매 9.3%, 과시욕 3.7% 등으로 응답했다.
이처럼 국내에 이른바 짝퉁들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것에 대해 소비자들은 문제의 심각성은 인식하나 이를 처벌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의 의견을 밝혀 모순적인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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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상품이 국가 이미지를 훼손시킨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의 비율이 50.6%로 절반이 넘는 소비자들이 짝퉁상품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위조 상품 제조자와 소비자를 처벌하는 법률의 국내 시행에 대한 질문에는 53.2%가 반대한다는 의견을 보여 위 대답과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즉, 짝퉁이 국가 이미지를 훼손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처벌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것이다.
특히 20대가 64.8%로 처벌을 반대하는 비율이 높았는데 소시모측은 위조상품을 유행 패션 아이템의 일부로 보고 또 위조상품을 사는 행위를 가볍게 여기는 젊은층의 의식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20~30대 여성 직장인들은 친구들끼리 같이 짝퉁을 구입하러 가거나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도 '짝퉁'을 검색해보면 어디서 구입할 수 있는 지, 짝퉁 잘 사는 법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직장인 주소영(가명)씨는 "친구들 중에 루이비똥 짝퉁 가방 하나씩 안 들고 다니는 애들이 없다"며 "어디를 가면 진짜 같은 짝퉁을 팔고 심지어는 해외 어디를 가면 좋은 물건이 있는지 공유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