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문가들은 유럽 재정 위기 확산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당분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구체적인 해결책이 제시돼야 금융시장이 차츰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의 차가운 반응은 "그리스 사태에 대한 유럽 각국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한 실망감망감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스 정부가 자체적으로 만기 도래하는 국채를 상환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유로존 국가들이 자금을 지원하고 유럽중앙은행이 문제 국가의 국채를 매입하면 되지만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자국 여론을 의식해 자금 지원을 주저하고 있고 유럽중앙은행도 국채매입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금융투자 이선엽 연구원은 "그리스 문제 해법은 간단한데 일련의 처리과정에서 정치적 계산으로 지원이 미뤄지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며 "유럽중앙은행이 유럽국가의 국채를 사준다거나 하는 시장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내놓는다면 시장은 금방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에 대해 "지난 주말 유럽 증시가 큰 폭으로 내린 점은 아직 이런 과정으로 가기까지 요원하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지난 주말 유럽증시의 급락은 남유럽 위기가 서유럽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적어도 주초까지는 국내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리스 위기가 확산되더라도 2년전 '리먼 사태'와 같은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리먼 사태의 원인이었던 모기지채권 규모는 10조5천억원달러, 서브프라임모기지는 1조5천억달러였는데 현재 문제가 되는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부채 규모는 각각 2천300억달러, 2천800억달러에 불과하다.
게다가 리먼 사태 당시 주택담보대출이 주택저당증권(MBS)과 부채담보부채권(CDO)로 이어지면서 부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으나 이번 그리스 사태는 문제의 시발점이 국채이기 때문에 리스크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적다는 것.
현대증권 이상원 수석연구원은 "리먼 사태가 금융시스템이 파산할 정도의 리스크였다면 지금은 자금의 보수화 성격이 강하게 나타날 정도"라며 "국내 금융시장은 PIGS 국가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적어 펀더멘털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