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첫 초고층 아파트 개발사업인 '서울 숲 두산위브'가 결국 제3의 시행사를 통해 두산중공업에 넘어갈 전망이다.
토지비로 조달한 대출자금 3600억원을 갚지 못한 조합원들은 두산중공업에 대출 기한을 연장해 줄것을 요청했지만 사실상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업 초기부터 난항을 겪은 성수동 두산위브는 조합원을 배제한 채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시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하루아침에 땅을 빼앗기고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될 처지에 놓인 300여명의 조합원들은 마지막 희망인 법적싸움을 검토 중이다.
◆서울 숲 두산위브 그동안 무슨 일이?
두산위브 개발은 서울 성동구 성수1가 547-1번지 일대에 지하3층~지상54층 규모의 아파트 530가구를 건설하는 '한강변 초고층 건립사업'이다.
대형 평형은 물론 타워팰리스를 능가하는 최고급 아파트를 건립할 예정이었으며 이중 326가구는 조합원들에게 분양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업이 진행되면서 알박기 등의 문제로 토지 매입에 어려움을 겪으며 7년째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게 됐다.
이 때문에 지난해 3000억원인 토지매입 비용이 올해는 4100억원으로 1년만에 1000억원 이상 급증했다. 게다가 사업이 장기화되며 첫 시행사는 부도를 냈고 결국 토지매입을 위해 부도난 시행사가 받은 3600억원의 대출은 지급보증을 선 두산중공업이 새 시행사인 한양개발을 통해 상환하면서 주체가 조합원에서 시공사로 바뀌게 됐다.
만약 이 자금을 조합원이 갚게 된다면 다시 시행주체를 다시 되찾을 수 있지만 조합측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있어 현재로서는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태다. 오는 15일까지 대출금을 갚지 않을 경우 사업권은 두산중공업에 넘어간다.
조합원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땅을 가져갔고 15일 기간을 주면서 돈을 만들어 오라고 하는데 보름만에 수천억 원을 누가 만들 수 있겠느냐”며 “무엇보다 지급보증을 연기하거나 대출금을 갚을 때 사전에 우리와 협상이라도 했으면 새로운 방안이 나올 수 있었는데 단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작년까지만 해도 (두산중공업에) 땅을 넘기는 것을 고마워했는데 도급계약서를 만들어 서명을 강요했다”며 “이 내용에는 사업 시행권 포기, 백지보충위임권 등 우리가 납득할 수 없는 내용들만 있었다. 일반적으로 조합이 갑이고 시공사가 을의 입장인데 거꾸로 되서 자금을 빌미로 압박을 해왔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조합원이) 부동산신탁 회사에서 채무를 변제하라고 공문을 보냈는데 아직까지 변재를 하지 못했다”면서 “일단 1차는 지난 6월 30일 한번 보냈고 오는 15일까지 기회를 더 준다는 취지로 한번 더 보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비용을 변재하지 않을 경우 (이자가) 만만치 않고 사업이 지연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15일 이후 추가로 연장해줄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두산위브 개발과 관련 “현재 인ㆍ허가를 준비 중이고 최근 대형평형의 미분양 아파트가 많아 평형수를 다소 축소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며 “올 하반기나 내년 초까지 분양을 마무리 짓고 모델하수도 오픈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도급계약서와 관련 “이미 다 지난일이고 여기에 일일이 대응할 생각은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