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는 각종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 30대가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이 강하고 50, 60대가 보수적이라면 40대는 그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투표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야말로 양면적이라는 해석이다. 학창시절 민주화를 겪으면서 머리는 진보적이지만 몸은 보수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기득권 세력으로 진입하면서 보수적으로 변하는 과도기에 놓여 있는 탓도 있다.
오히려 20, 30대가 이념성향이 약한 반면 우리나라 민주화의 주력인 486세대가 진보적이라는 견해도 있다.
정성호 강원대 사회학과 교수는 “40대가 오히려 확실하게 진보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20, 30대가 굉장히 현실적이어서 흔들릴 수 있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40대는 1961년 5.16으로 정권을 잡는 박정희 전대통령의 개발시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 농촌 근대화를 위한 새마을운동과 경부고속도로 건설, 산업화 육성 시대를 거쳤다. 1972년 유신으로 시작된 비상조치 시대도 유년으로 겪었다.
하지만 40대는 대학에 들어가면서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게 됐다.
40대는 1979년 박정희 전대통령 서거로 촉발된 민주화 열기에 이어진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 1987년 6월 항쟁을 주도하면서 민주화 세대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386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된다.
1980년대 주체사상이 대학가에 불면서 광풍이 몰아친다. 광주항쟁에 이은 군사정권의 등장에 따른 역풍이었다. 주체사상과 함께 사회주의 사상도 유행처럼 대학가를 뒤흔들었다.
1980년대 학번인 현재의 40대는 사회적인 혼란기 속 이념이 넘치는 시대에서 휴교와 수업거부 속에 이어지는 시위를 겪으면서 대학생활을 보냈다.
1990년대 40대는 공산주의의 몰락을 경험한다. 소련과 동구의 몰락은 운동권의 퇴조를 예고했다.
1990년대 40대의 이념도 흔들렸다. 이들은 지금도 민주화의 추억과 함께 소련 몰락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40대의 양면성을 상징한다. 산업화와 민주화, 여기에 동구권 붕괴를 경험한 세대의 시대 인식이 이들의 뇌리에 박혀있다.
전용주 동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의 40대는 2002년 대선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던 큰 세력이었지만 2007년에는 경제 살리기가 화두로 등장하면서 이명박 대통령 지지로 돌아섰다”면서 “경제문제에 신경을 쓰면서 나이 들수록 보수화되는 연령효과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화를 겪은 세대로 젊은 시기의 미국에 반미감정은 남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연령효과보다는 민주화를 경험한 세대효과가 더 작용하는 등 정치상황에 따라 다른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