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사업 공영개발로..국토부·서울시 나선다

삼성물산 빼기 수순..정상화 방식 놓고 갈등 소지는 남아

코레일이 삼성물산에 대해 용산역세권개발 사업권을 반납하라고 통보함에 따라 용산개발 사업이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급보증을 거부하고 있는 삼성물산을 사업에서 제외하더라도 국내 부동산개발 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선뜻 투자를 감행할 건설사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코레일이 이미 공영개발 의지를 밝힌 서울시ㆍ국토해양부와 손잡고 사업을 되살릴 특단의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공영개발 방식을 놓고 서울시는 '도시개발법'을, 국토부는 '역세권개발법'을 적용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당분간 의견 조율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ㆍ서울시ㆍ코레일 등에 따르면 코레일 지도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국토부는 용산개발 사업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는 사업성이 떨어져 지급보증을 못하겠다고 버티고 있는 삼성물산 등 건설투자자들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외부 건설사를 새로 영입하든, LH공사나 SH공사를 전면에 내세우는 공영개발로 추진하든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용산개발 사업권을 쥐고 있는 삼성물산을 제외시켜야 한다. 이에 코레일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드림허브 이사회에서 삼성물산의 위탁회사 대주주권한을 박탈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업에 삼성물산을 빠지면 국토부와 서울시가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공영개발 의지를 밝힌 이들이 용산정상화 TF를 출범해 정상화 카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국토부는 최근 용산개발 사업을 겨냥한 '역세권개발법'을 입법예고 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좌초 위기에 빠진 용산사업의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이 법안에 따르면 서울시장 등 광역자치단체장과 국토부 장관은 역세권 개발구역의 용적률과 건폐율을 지방자치단체 조례에서 정한 기준보다 최대 50% 높일 수 있다. 당장 건설업계의 용적률 상향 기대치(800%)를 간단하게 충족시켜주고도 남는다. 당장 수익성과 사업성 자체가 달라진다.

하지만 걸림돌은 남아 있다. 서울시가 역세권개발법 자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는 용산개발 사업의 용적률 상향에 대해 특혜시비를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코레일과 삼성의 갈등이 법정 싸움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사업 정상화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용산사업을 도맡아 진행해 온 삼성물산이 사업권을 뺏으려는 코레일의 시도에 당하고 있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달 토지대금 이자납부 이행 소송을 제기한 코레일에 대해 삼성물산이 사업 파행의 책임 소재를 가지자며 고소장을 제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코레일은 지난 19일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용산개발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삼성물산이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전제로 용산역세권개발(주)의 전면적 구조 개편을 통해 건설투자자를 영입하는 등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