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과 외환은행 등 국내은행 M&A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외국계 자본들이 쉽사리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정부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승인을 해줘야 은행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달러대비 원화가 강세를 이루고 있어 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외국계 IB 관계자는 “한국 은행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달러 대비 원화가 강세를 이루고 있어 시장진입이 쉽지 않다”며 “정부 승인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이 더 매력적”이라고 지적했다.
◇1100원대 원화강세 ‘부담’= 우리금융지주를 민영화하기 위한 매각공고가 진행된 가운데 26일 LOI(입찰제안서) 접수까지 외국계 자본들의 참여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달러 대비 원화가 계속 하락하고 있어 외국계 자본이 참여하기에는 힘든 시장환경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30일 현재 1180원에서 지난 9월27일 현재 1150원, 그리고 11월1일 현재 1116원까지 떨어졌다.
외국계 IB 중 한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를 보유한 외국계 투자자들이 시장에 참여하기 힘들어진다”며 “우리금융과 외환은행 M&A도 진행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 문제는 외국계에 치명타와 같다”고 말했다.
또 외국계 투자자들은 원달러 환율 말고도 정부의 대주주 승인에 대해서도 부담을 안고 있다.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작업을 추진 중인 호주 ANZ은행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원활히 하기 위해 정부와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대주주 승인 문제는 외국계 투자자들로서 가장 부담이다”며 “원달러 환율의 하락과 정부에 대한 부담은 외국계 투자자들의 참여를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자본 투자가 전제 돼야”= 외국계 투자자들은 국내은행 M&A를 놓고 정부의 신용등급과 동일한 산업자본들의 투자가 전제가 되면 참여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해서도 KT와 포스코 등 정부의 신용등급과 맞먹는 기업들이 참여할 경우를 전제로 참여를 고려하겠다는 외국계 투자자들도 있다. 우량한 산업자본들이 투자를 하는 은행이라면 가치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말이다.
해외 IB 관계자는 “블랙스톤 등 외국계 투자자들은 KT와 포스코 등 우량 기업들이 참여할 때 함께 LOI를 내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금융 LOI 접수를 놓고 KT와 포스코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계투자자들에게는 한국이 중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이었다”며 “하지만 중국과 동남아에서 수익성 좋은 은행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어 그 메리트도 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