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ECB는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25%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것이다.
ECB는 매년 2차례 본부가 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가 아닌 유럽 내 다른 지역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ECB는 금융 위기가 발발한 2008년 10월부터 금리를 인하, 2009년 5월까지 7차례에 걸쳐 금리를 3.25%포인트 낮춘 뒤 23개월간 금리를 1%로 유지하다가 지난달 33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촉발 이후 미국, 유로존, 영국, 일본 등 4대 중앙은행 중 금리를 올린 곳은 ECB가 처음이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모든 상황을 매우 면밀하게 관찰할 것"이라고 말해 다음 달까지는 현 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에는 2.2%, 지난달에는 2.8%로 오르며 5개월 연속 ECB의 목표치(2.0% 이하)를 훌쩍 뛰어넘었다.
트리셰 총재는 "최근 물가 움직임이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박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CB는 분기에 0.25%포인트씩 단계적 인상으로 기준금리를 올해 연말에는 1.75%, 내년 하반기에는 2.5%까지 올릴 것이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ECB가 다음 달까지는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의 조사에서는 이코노미스트 76명 중 ECB가 이달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고, 2·4분기 중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응답자도 17명에 불과했다.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44명은 ECB가 7월에 기준금리를 0.25%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날 런던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한때 18개월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 트리셰 총재가 신속한 금리 인상을 시사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확산된 영향이다.
하지만 트리셰 총재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0.6% 떨어져 유로당 1.4741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