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폭우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등 물가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왔다.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31일 각각 보고서를 내고 이달 말 내린 폭우의 영향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하반기 물가상승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 강중구 책임연구원은 ‘이상 강우로 물가불안 확대 우려된다’ 보고서에서 6∼7월 강수량이 평년 대비 크게 많아지면서 7월 넷째 주 채소류 가격 상승률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상추와 시금치 등 일부 품목은 7월 들어 전주 대비 각각 평균 36.5, 19.8% 오르는 등 불안한 추이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더욱이 채소류 작황은 지난해 가뭄으로 작황이 크게 부진했던 탓에 아직 전년대비 출하량은 플러스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이상 강우의 영향이 점차 커지면서 증가 폭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 농촌경제연구원을 인용한 바에 따르면 배추의 전년 대비 출하량 증가율은 7월 상순 24.8%였으나 중순에는 10%로 둔화됐다. 7월 하순에는 집중호우로 작황이 더욱 부진해질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 역시 ‘미시적 물가 대응책 시급하다’ 보고서에서 수혜로 인한 농축수산물 가격 재급등을 우려하면서 미시적 물가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임 위원에 따르면 신선과실 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 43.3%에서 지난 5월 10.0%까지 떨어졌으나 지난달 15.7%로 재급등했다.
신선식품 물가지수도 5월 1.3%에서 6월 4.7%로 다시 올랐고, 지속적으로 급등세를 보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물가상승압력은 하반기로 가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식료품에 물가상승이 집중되는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불안은 더욱 클 것”이라며 “당국은 수확량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가격안정을 위한 수급계획을 세우는 등 적극적인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 위원 역시 “하반기에는 농축수산물 가격의 재급등과 함께 전기 및 도시가스 요금 등 공공요금이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농축수산물 적정 공급량을 사전 확보하는 한편 공공서비스 부문 요금의 세분화, 소액화를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약화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