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미국 뉴욕 증시가 폭락한 영향으로 급등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20분 현재 10.50원 오른 1072.20원에 거래 중이다. 환율이 장중 1070원대까지 오른 것은 지난 6월29일 이후 37일만이다.
환율은 미국 다운존스 산업평균지수가 4일(현지시간) 4.31% 폭락한 영향으로 하락 개장했다. 미국의 경기침체 염려가 커지며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와 국채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개장가는 10.30원 오른 1072.00원이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역외는 강한 달러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은행권도 달러 매수에 동참하며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원화는 지난 4일까지 소폭 상승하며 비교적 강한 펀더멘탈을 보였다. 하지만 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하자 모든 시장참여자들이 달러 매수에 몰리고 있다.
코스피도 같은 시각 84.92포인트 급락하며 환율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연일 순매도에 나서며 달러 환전 수요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2000선을 내준 것은 지난 3월18일 이후 5개월여만이다.
중공업체의 네고물량(달러 매도)은 일부 시장에 나오고 있지만 환율 상승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다. 시장참여자들은 환율 급등으로 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환율 상승폭을 줄이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 정부가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엔화 매도 개입을 할 경우 환율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엔화가 약세를 보일 것을 기대해 도쿄에서 엔화를 팔고 달러를 매수해 서울에서 매도하는 전략을 취할수 있기 때문이다.
A은행 외환딜러는 “장이 시작하자마자 1070원에서 거래가 되는 등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졌다”며 “네고물량으로 상승폭이 밀릴 정도의 분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B은행 딜러는 “당국의 개입이 있다해도 1070원대 초반을 지키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