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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해외송금 규모는 24억9880만달러로 통계를 집계한 198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억3880만달러보다 14.4% 늘었다.
증여성 대외송금은 생산활동과 달리 대가가 따르지 않은 채 무상으로 해외에 이체하는 것을 뜻한다. 주로 해외 유학생, 지인 생활비 또는 기부금 등이 차지한다.
해외송금의 증가는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하락한 영향이다. 지난 2분기 현물 환율과 거래량을 가중평균한 달러화에 대한 원화 기준환율은 1083.89원이다. 이는 지난 2008년 3분기 1062.64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상 증여성 해외송금은 환율이 내리면 증가한다. 환율이 내린 만큼 송금하는 생활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해외송금은 지난 2001년 2분기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2008년 1분기 20억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원화값이 급락하자 해외송금도 급격히 줄었다.
해외송금은 2008년 4분기 11억8700만달러로 전분기의 20억6800만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달러화에 대한 원화 기준환율은 1062.64원에서 1362.79원으로 22.0% 뛰었다.
해외 유학생의 증가도 대외 송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학사 과정 이상의 해외 유학생은 지난해 40만4739명이다. 이는 2009년의 38만7804명보다 4.2% 늘어난 규모다. 2011년에도 이 같은 증가추세가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한편 해외송금은 올 2분기까지 59억1910만달러를 기록해 올해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원화값 강세와 해외 유학생 증가가 맞물리는 경향이 있다”며 “증여성 해외송금은 증가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