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임시국회에 이은 9월 정기국회,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야권통합 논의 등이 표면적인 현안이라면 전당대회 일정을 둘러싼 차기 대선주자들의 막후 기 싸움은 민주당의 드러나지 않은 당면과제로 첫 손가락 꼽을 수 있다. 기 싸움의 정점에는 전당대회 개회에 급급할 이유가 없는 손학규 대표 측과 조급증을 내비치는 당내 비주류 측의 첨예한 대립이 깔렸다.
민주당 당헌·당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하면 대선 1년 전에 사퇴토록 규정하고 있다. 내년 대선일이 12월 19일인 점을 고려하면 손 대표는 오는 12월 18일 이전까지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 때문에 현재 대표 프리미엄을 쥔 손 대표 측이 굳이 조기 전대를 열 이유는 없어 보인다. 손 대표 측은 12월 초순께 전당대회 개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측 등 이른바 당내 잠룡들은 손 대표의 입장과 궤를 달리한다. 10월께 조기 전대를 열면 손 대표를 견제함과 동시에 야권통합 논의 주도권, 내년 총선 공천권 행사 등의 프리미엄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 김부겸 의원, 박주선 최고위원 등이 스킨십을 통해 전대 출마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당내 비주류 모임‘민주희망 2012’, 486그룹‘진보행동’ 등 도 본격 행보에 나섰다. 이강래 전 원내대표, 이종걸, 문학진, 최재성, 백원우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세균 최고위원의 대표 선회론도 솔솔 불거지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당권에는 관심이 없다”라며 대표 선회론을 일축한 바 있다.하지만 야권통합은 차기 대표의 과제’라는 명분이 거세질 경우 선회론에 대한 당 안팎의 압박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친노 그룹을 중심으로 한명숙 전 총리 추대론도 점쳐지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와 첫 여성총리라는 상징성으로 야권통합의 적임자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전화통화에서“한 전 총리의 출마문제는 아직은 논의된 바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