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대대적인 경영진단이 마무리되면서 저축은행들의 증자가 잇따르고 있다.
통상 저축은행들이 6월 말 결산 전 자본확충을 마무리짓지만 올해는 대대적인 경영진단이 벌어지면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 확정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25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미래2저축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1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유상증자로 미래2저축은행의 BIS 비율이 8%대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2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BIS 비율이 5.97%다.
미래2저축은행은 이번 유상증자를 포함해 올 들어 4번이나 증자를 실시했다. 2009년 말 미래저축은행에 인수되기 전 발생한 부실을 자본확충을 통해 털어내는 과정이다.
골든브릿지저축은행도 이달 초 30억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대주주인 골든브릿지가 증자 주식 전액을 인수한다. 골든브릿지는 지난 6월 말에도 골든브릿지저축은행에 50억원 가량의 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대형 저축은행들도 증자를 고민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많은 곳은 이번 경영진단 이후 대손충당금 규모가 급격히 늘면서 자본확충 요구가 큰 상황이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커서 내부적으로 증자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라며 “다음주 중으로 결론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경영진단에서 BIS 비율이 대폭 떨어진 저축은행들이 다시 이를 만회할 방법은 증자 밖에 없다. 저축은행의 2010년 회계 결산 결과 발표가 불과 한달 여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계열사 매각 등 시간이 걸리는 작업은 현실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6월 또는 12월에 집중적으로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했지만 현재는 사실상 발행이 금지된 상황이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대주주 대부분이 개인이나 중소기업이어서 전반적으로 증자 여력이 많지는 않다”이라면서 “하지만 경영진단이 끝나면서 충당금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어느 정도 증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검토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