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금융위기로 폭락했던 화학주가 다시 반등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반등에 대해 전문가들은 화학주가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이기 때문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잭슨빌 발언 후 거시경제에 대한 안도감이 퍼지며 화학주 랠리가 벌어졌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화학업종이 다시 증시 주도주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GDP 전망치 하향 조정폭에 비해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미미해 향후 이익 전망치 하향이 불가피한,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선진국보다는 신흥국, 특히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 여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에 많이 노출된 산업이 유리하다”며 화학업종 비중확대를 추천했다. 그는 “화학업종은 선진국 수요에 대한 노출도가 낮고 반대로 중국 수요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데다, 8월 초 이후 급락 장세에서 가장 많이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당히 경감됐다”며 내수중심 경기방어업종과 함께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그러나 신중한 접근을 충고하는 목소리도 높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소재총괄팀장은 “증시 주도주였던 화학주의 낙폭이 증시 폭락장에서 특히 심했기 때문에, 시장 반등 상황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IT 등 다른 업종의 실적이 견고하지 않은 데 비해 화학업종 실적이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기 때문에 단기 반등국면에서는 어느 정도의 상승이 기대된다”면서도 “아직 거시경제 환경이 불안정하고, 석유화학업종 실적이 지난 분기보다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반등하면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코스피가 50.55포인트(2.84%) 급등한 29일, 화학주는 5.33%로 가장 많이 올랐다. 한화케미칼은 전날보다 3800원(11.69%) 오른 3만6300원, 호남석유는 3만3000원(10.36%) 오른 35만1500원, OCI는 2만2000원(7.26%) 오른 32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기관들이 매수세를 이끌었고, 특히 브레인투자자문의 LG화학과 케이원투자자문의 호남석유 상승폭이 두드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