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은 일자리 창출을 내년도 예산안의 최우선 과제로 둔 방향성은 바람직하나 최근 대내외적 경제 흐름을 봤을 때 정부의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을 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또 균형재정 달성 시까지 세출 증가율을 세입 증가율보다 3%포인트 이상 낮게 유지하겠다는 목표 역시 경제성장률을 실현가능한 범위보다 너무 높게 잡은 ‘장밋빛전망’에 의존한 것으로 보여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입·세출 전망 너무 낙관적”= 기획재정부는 27일 ‘2011~2015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주요내용을 발표하면서 4% 중반의 경제성장률을 전제로 국세 총수입 증가율은 연평균 7.2%, 총지출 증가율은 4.8%를 예상했다.
오는 2013년 균형재정을 달성할 때까지 지출 증가율을 수입 증가율보다 3%포인트 낮게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내년의 경우 세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5.5% 326조1000억원, 세입 증가율은 9.5%로 편성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을 고려해봤을 때 정부의 세입과 세출 증가율 예상치가 너무 장밋빛 전망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대로 잡은 것은 다소 낙관적인 것 같다”면서 “여기에 최근 잠재성장률과 국세탄성치(국세증가율을 경상성장률로 나눈 값)가 떨어지는 것을 고려하면 세수 역시 좀 더 보수적으로 잡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또 “정부가 기술적으로 2013년까지 균형재정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이는 금융위기가 끝났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더블딥(이중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인 만큼 균형재정 목표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2013년까지 균형재정을 달성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가 엿보이지만, 세계경제 악화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지적했다.
조 위원은 “지출 역시 경제가 계속 나빠진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처럼 재정지출을 늘리게 되면서 추경이 많이 편성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 정부가 생각하는 예산 달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역점 바람직…실현가능성 ‘글쎄’”= 내년도 예산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일자리 확충과 서민·중산층을 위한 맞춤 복지다. 정부는 특히 내년 예산안을 ‘일자리 예산안’이라고 지칭하면서 일자리 확충에 최우선을 두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득과 복지를 향상시키고 이것이 경제성장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로 가겠다는 방향성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의 여파로 민간부문의 고용 여력이 상당 부분 위축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정부의 기대만큼 일자리가 늘어날지는 의문이라는 우려도 함께 나왔다.
유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일자리 지표가 좋은데도 정부가 일자리 확충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면 이 같은 호조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본 것 같다”면서 “내수진작과 성장의 선순환을 위해 일자리에 계속 신경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도건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 실업률 수치 자체는 높지 않으나 데이터 상에 나타나지 않은 실업자도 상당할 것”이라면서 “이 사람들이 빈곤층을 전락하지 않도록 하려면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늘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 연구원은 그러나 “일자리 창출은 기본적으로 경제성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조 위원 역시 “일자리에 역점을 두는 방향성 자체는 옳으나 어떻게 일자리를 늘리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겠다”면서 “정부의 예산안을 보면 4%대의 경제성장이 이뤄지는 가운데 연구개발(R&D) 확충 등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건데 현재의 경제 흐름 등을 봤을 때 정부가 생각했던 것만큼 될진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