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해태제과 본사에서 만난 윤 회장은 해태제과 상장 시점에 대한 질문에 “상장이요? 시장이 나아져야…”한다고 말했다. 식음료업계에서 올해 해태제과의 상장이 최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윤 회장은 너무나 느긋했다. 코스피 2000선을 재돌파하며 향후 상승 기대감을 높이는 시점에서도 해태제과가 제 값을 받기에는 아직까지는 아니라는 것.
해태제과의 상장 절차는 현재 IPO주간증권사 선정까지 끝난 상태다. 해태제과는 2010년 3월 상환전환우선주 발행 등을 통해 KT-LIG 사모투자회사로부터 537억원의 투자를 받고 재무적 투자자들과 약정에 의해 올해 9월까지 상장을 완료해야 한다.
윤 회장은 “상장하면 무조건 돈을 쓸어담는 것이 아니다”며 상장의 필요성과 상장 시기에 대한 언급을 피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윤 회장이 상장에 대해 뜸을 들이는 것이 해태제과와 크라운제과 모두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과정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일 신영증권은 해태제과가 올해부터 실적개선이 가시화됨에 따라 상장 시기를 늦춰 더 비싼 가격에 IPO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리포트를 냈다. 이 리포트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가자 윤 회장은 “그러면 상장을 늦춰야 겠네요”고 답해 해태제과의 상장시기를 더 늦추겠다고 시사했다.
현재 해태제과의 기업가치는 계속 오르고 있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3분기 매출액 2075억원, 영업이익 183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대비 각각 8.1%, 5.2% 증가했다. 올해에는 매출 7500억원, 영업이익 635억원이 예상돼 지난해 매출 7100억원, 영업이익 523억원을 기록한 것 대비 큰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태제과의 지분은 크라운제과 66%, KT-LIG 20%, 기타주주 14%으로 구성된 상태다. 윤 회장의 결단에 따라 다르겠지만 업계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40%의 지분을 남기고 최대 26%의 지분을 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때 이 지분의 가치는 1000억원대로 차입금을 큰 폭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말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 양사의 순차입금은 각각 1900억원, 2300억원 수준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해태제과는 올드 제품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데 올드제품이 신제품보다 영업이익 기여도가 높아 상장 전 해태제과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