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과 유럽의 악재로 인한 국내 증시의 폭락 이후 삼성전자-현대차와 코스피지수간의 상관관계가 폭락장 이전보다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두 종목의 유가증권시장 내에서의 시가총액 비중은 확대됐지만 글로벌 경쟁력의 강화로 코스피지수의 영향력을 이전 보다 덜 받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초부터 23일까지 코스피지수와 삼성전자 주가의 상관계수는 0.84로 조사됐다. 그러나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의 재정위기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대폭락장을 연출했던 지난해 8월 초부터 23일까지의 상관계수는 0.56으로 현저히 낮았다. 현대차 역시 2009년부터 23일까지의 주가와 코스피지수간의 상관계수는 0.92였지만 지난해 8월 초부터 23일까지의 상관계수는 0.60으로 떨어졌다.
상관계수는 -1에서 1사이 값을 갖는다. 1에 가까울수록 서로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뜻하고 -1에 가까우면 상호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0에 가까우면 둘 사이에 별다른 연관성이 없다는 의미다. 폭락장이후 두 종목의 코스피지수와의 연동성이 크게 줄어든 것.
하지만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시가총액 비중은 삼성전자가 2009년 초 11.67%에서 23일 14.86%로 늘었다. 현대차 역시 1.55%에서 4.19%로 두배 이상 커졌다. 시가총액이 꾸준히 불어났음에도 코스피지수와의 상관관계는 오히려 낮아진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글로벌 경쟁력 강화, 중국 수출시장의 수혜로 인해 삼성전자·현대차의 주가와 코스피지수간의 연동성이 하락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두 종목은 글로벌 시장에서 탄탄한 경쟁력을 갖추었고 중국 수출시장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는 자동차, 전기전자(IT) 업종에 속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에 폭락장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주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며 “하락 폭이 적었기 때문에 코스피가 상승장으로 진입한 후에도 화학 등 주가가 급등한 다른 업종에 비해 주가변화가 적어 상관계수가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두 종목의 코스피지수와의 연동성이 낮아진 요인이 상반된다는 시각도 있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폭락장 이후 삼성전자는 코스피지수보다 많이 올라서, 현대차는 코스피지수를 못 따라가서 상관계수가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호조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코스피지수 왜곡 현상을 높인 반면, 현대차는 대지진에서 회복한 일본업체의 추격으로 주가가 코스피지수 만큼 못 올라가면서 상관계수가 낮아진 양극화현상”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