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 외 부진을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에 대해 3차 양적완화(QE3)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발표된 3월 고용지표에서 실업률은 최근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비농업부문의 신규 고용은 예상 외로 저조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실업률이 8.2%로 2009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미국 실업률은 지난해 8월 9.1%까지 올랐으나 최근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른 기업의 고용 확대와 해고 축소 등으로 몇 개월간 하락과 보합을 거듭하면서 8%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새로 늘어난 일자리는 12만개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평균(20만3000개)에 훨씬 못 미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에 최소 증가 폭을 기록했다.
특히 민간부문에서는 12만1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난 데 비해 정부 부문에서 1000개 증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민간부문 고용도 시장이 예상한 21만5000개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제조업 부문의 고용은 3만7000명 증가한 반면 서비스 부문은 9만명 증가로, 지난 달의 20만4000명 증가에서 성장이 큰 폭으로 둔화했다. 소매 부문은 3만4000명 감소로 2개월 연속 마이너스였다. 건설 부문도 7000명 감소로 2개월 연속 전달 수준을 밑돌았다.
앞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경제 성장이 개선되지 않으면 최근 고용 증가 속도는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을 나타냈는데, 이날 지표가 버냉키 의장의 우려를 입증한 모습이다.
실업률이 하락한 것도 경기 개선에 따른 것은 아니었다.
실업자가 구직활동을 포기하고 노동시장에서 탈퇴한 것이 배경이다. 이 결과 노동 참가율은 63.8%로 지난 달의 63.9%에서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 경기 회복을 지속시키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추가 완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 펀드 운용업체인 퍼시픽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PIMCO)의 토니 크레센치 투자전략가는 “강력한 고용 성장의 지속성이 부족하다”며 “현 경제에는 금융 당국에 의한 추가 부양책 없이 자율적으로 회복할만한 힘은 없다”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스콧 셔먼 채권투자전략가는 “현재 상황은 버냉키 의장의 온건파적인 태도에 한층 신뢰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세바스찬 게리 외환 투자전략가는 “이번 고용자 수 성장 부진 여파로 시장에서는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BNP 파리바의 레이 아트릴 수석 외환 투자전략가는 “버냉키 의장이 3차 양적완화를 밀어부칠 상황은 아니지만 일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이 추가 완화의 정당성을 강하게 주장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