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주자들의 호남을 향한 구애가 뜨거워지고 있다. 현재 야권 대선주자 중 호남에 현저한 주도세력이 없어 사실상 무주공산에 빠진 이 지역 민심을 잡기 위한 대선 주자들의 ‘공들이기’는 한층 속도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 호남 출신인 정세균·정동영 상임고문도 각각 공식 출마선언 계획과 출마의지를 내비쳐 대선 변수로 작용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선 주자로 두 사람의 호남 경쟁력이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호남출신’ 꼬리표가 대선이라는 전국적 경쟁력에선 한계를 지닐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호남 소외론’등 지역 민심이 상처 난 상황에서 ‘호남 대표론’을 들고 나와 호남권을 우군화 할 경우 상당부분 정치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광주·전남은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전략지역이자 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이라며 “광주·전남 민심은 항상 전략적인 선택을 하며 선거분위기를 이끌어왔기 때문에 정치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또 “대선 주자들은 과거 노무현 바람을 일으킨 광주·전남 지역에서 어필해야 다른지역에서도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호남 공들이기’ 전략에 나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내 빅3 대권후보(손학규·문재인·김두관) 중 가장 먼저 호남 구애에 불을 댕긴 건 손학규 상임고문이었다. 손 고문은 출마선언 직후 ‘호남’의 상징인 김대중(DJ)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 5·18광주 민주묘지를 찾는 행보를 이어갔다.
노무현정부와 친노(親盧)세력 독주로 홀대받았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호남지역에 경쟁자인 문·김이‘영남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상대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이는 민주당 정통성을 쥔 호남민심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정통성을 인정받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문재인 상임고문도 이날부터 2박3일 동안 광주·전남을 방문해 ‘호남 표심잡기’에 나섰다. 문 고문은 영남과 수도권 등에 비해 호남에서 다소 약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전당대회 때 문 고문 측이 지원한 이해찬 후보는 광주·전남지역 경선에서 3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그는 이번 방문으로 호남 지지를 확보해 명실상부한 대표 후보로 인정받겠다는 복안이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오는 30일쯤 광주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 호남 구애 작전에 나설 예정이다.
내달 초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인 김 지사는 영남과 호남 등 지역적으로 거부감이 없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 지사는 최근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지지기반 확산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호남 및 동교동계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경선이 문재인-김두관-손학규-정세균-정동영 등 5파전으로 치러질 경우 승산이 없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