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이주열 전 부총재간 불화가 5개월을 넘긴 화재보험협회 이사장 공석의 원인이라는 소문이 금융가에 회자되고 있다.
화재보험협회는 지난 2월 고영선 협회 이사장이 급작스럽게 사임을 발표한 이후 5개월 이상 후임 이사장을 선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
당초 차기 이사장직은 금융당국이 이주열 전 한국은행 부총재에 자리를 ‘양보’하면서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전 부총재는 이같이 유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퇴임 후 이사장직에 나서지 못했다. 특히 이 전 부총재가 사실상 협회 이사장에 내정됐다가 낙마한 사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과 금융권 안밖에서는 이 전 부총재가 사이가 소원한 김중수 총재가 이를 막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전 부총재 퇴임당시 사이가 소원했던 김 총재가 화보협 이사장으로 가려던 이 부총재에 퇴짜를 놨다는 이야기가 회자됐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총재가 그간 소원했던 이 전 부총재의 이사장행를 막아 타 간부들에 대한 경계효과를 세우려 했을 것이라는 해석까지 언급됐었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지난 4월 퇴임식에서 이 전 부총재가 쓴소리를 한 것은 그 상황 이 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 퇴임사의 쓴소리가 이 전 부총재의 이사장 낙마에 원인이 됐다는 설을 부정했다.
이 전 부총재의 퇴임식에서 송별사 등을 한 한은인사 등이 이 전 부총재와는 그다지 인연이 깊지 않은 인물로 채워진 것도 이미 상황이 종료됐다는 방증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 전 부총재의 한은 개혁에 대한 쓴소리는 이 전 부총재가 이사장행의 불발 사실을 인지한 상황에서 이와는 무관한 소신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이 전 부총재는 퇴임식을 통해“그간의 개혁으로 인해 우리가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는가를 이제는 냉철하게 짚어볼 때”라며 소통 부족을 지적했다.
이어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에서도 “최근 2년간의 일들이 제 생각의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어 이전 33년간의 기억을 되짚어 볼 겨를이 없다. ‘글로벌’과 ‘개혁’의 흐름에 오랜 기간 힘들여 쌓아 온 과거의 평판이 외면되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고 꼬집은 바 있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이 상황에서 가장 곤란한 입장에 처한 것은 화재보험협회로 보고 있다. 김중수 총재와 이주열 전 부총재의 시선을 의식한 화재보험협회가 이사장 선임에 소극적이게 돼 결국 5개월째 공석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언급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