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는 25일 정부가 0~2세 전면 무상교육을 폐기한 데 대해 “착잡한 심정이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종로구 관철동 마이크임팩트에서 열린 정책네트워크 포럼 ‘내일’에 참석해 성장과 복지에 대해 이야기 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어제 0~2세 무상교육을 몇달 만에 포기했다는 소식을 접했다”면서 “이래서 정치가 불신을 받고 국민들이 믿을 수 없다고 하는 것 같다. 착잡한 심정이다”고 전했다.
이어 “복지라는 것이 얼마나 체계적이고 정교하게 준비해야 하는 것인지 느꼈다”며 “복지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재정, 조세정책까지 정교하게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단순히 취약계층 지원이라든지 사회보험 확대 등을 들여다 볼 것이 아니라 생산성, 소득분배, 실업, 인플레 등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들을 다 살펴봐야 복지도 가능하고 복지 재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제, 노동, 복지 전문가들이 함께 선순환 구조를 찾아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안전망을 통해 사람들이 좀 더 안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일자리 창출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이 혁신경제고, 거기서 마련된 재원이 또 다시 경제민주화와 복지로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제 꿈이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포럼이 끝난 후 인사말을 통해 “임기 5년 내에 이뤄낼 것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게 아니라 50년 세월의 기초를 쌓는 공약을 만들고, 세부공약에 집착하기보다는 철학, 우선순위, 문제풀이에 집중하려 한다”며 자신의 정치철학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노인문제를 예로 들자면, 소득보장과 일자리 보장을 동시에 진행하되 정년연장, 기초노령연금 같은 소득보장도 점진적으로 이뤄 다음 정부에 넘겨주는 긴 안목으로 정책을 만들어 가겠다”며 “기존에는 일자리창출을 산업별로만 언급했지만 노동시간을 단축함으로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포럼은 ‘복지와 성장이 선순환하는 혁신경제’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홍종호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가 진행을 맡았으며 박기백 교수(서울시립대 세무학과), 박원암 교수(홍익대 경제학과), 양재진 교수(연세대 행정학과), 정병석 전 노동부 차관, 이상이 교수(제주대,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 송이선 사무총장(부스러기나눔회), 이정식 사무총장(한국노총) 등이 참석했다.
정책네트워크 ‘내일’은 블로그(ahntomorrow.tistory.com)와 트위터(@ahntomorrow),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ahntomorrow)를 통해 전문가들과 시민의 자발적인 포럼 구성 제안을 받을 계획이다. 많은 국민이 정책에 대해 토론하는 ‘정책선거’를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원재 정책기획팀장은 “지난 23일 첫 포럼에서 논의된 것 중 연구용역 제도, 지역사업 문제, 사회적기업 활성화, 중소벤처기업 자금조달 체계 개선 등 네 가지 과제에 대해 구체적인 정책을 만들기 위해 검토 중이다”며 “각계 전문가들이 구체적이고 더 많은 제안을 계속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던 단순한 정책홍보를 넘어, 정치권과 행정부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정책적 이슈들이 많이 발굴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제안을 바탕으로 검토와 검증을 거쳐 혁신적인 정책을 만드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4일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안 후보는 후원회를 설립해 선거자금을 모금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할 전망이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추석 전에 선거사무소 설치를 마무리하고 캠프 이름도 공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