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끝으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야후코리아는 한때 국내 포털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퉜다.
지난 1997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야후코리아는 검색, 전자우편, 뉴스서비스 등을 통해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로 자리매김하며 국내 포털 시장을 연 주인공이다. 야후코리아는 한때 국내 모든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한 순방문자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전성기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야후의 점유율은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9월에는 10여년 만에 10위권 밖으로 떨어지며 어려움을 겪었고, 점유율 역시 1%에도 못 미치는 상황을 맞이했다. 그리고 야후의 빈자리는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토종 포털 사이트가 메꿨다.
특히 야후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본사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터넷 조사기관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미국 검색엔진 점유율에서 야후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엔진 ‘빙’(bing)에 2% 정도 뒤진 8.18%을 기록하며 3위에 올라 있다.
시가총액 역시 200억 달러 미만으로 추락했고, 야후의 공동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였던 제리 양과 제리 양 이전 최고경영자였던 스콧 톰슨은 각종 악재에 시달리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80%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구글이지만 국내에서는 불과 2%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미미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 중인 양사가 유독 한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바로 ‘현지화 전략’실패에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국내 사용자들이 포털을 통해 뉴스나 날씨 등 생활정보를 찾으려는 특성을 갖고 있는 데 비해 구글과 야후는 본사의 전략을 고수하며 오로지 검색에만 집중했다는 것이다.
특히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기계적인 검색과 턱없이 부족한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글로벌 양사에 비해 국내 업체들은 ‘지식인’과 같은 정보 서비스와 개인 블로그 내용까지 보여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야후의 실패는 한국적인 특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양사의 현지화 실패에 기인한다”며 “특히 변화가 빠른 IT시장에서 철저히 본사의 전략만을 고수한 것도 실패의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