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는 16일 “이번 대선에서 네거티브 공작과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다”며 “이는 민주정치를 죽이는 정치적 암(癌)으로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을 불과 닷새 앞두고 최근 2~3일 동안 일어난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을 보면서 이대로 가면 또 다시 우리나라가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지 모르겠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실 이번 선거는 좀 다를 것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며 “초반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나 그 진영에서 매우 점잖게 나오는 것 같아서 그랬는데 역시 지나면서 이거 큰일 나겠구나 걱정이 돼서 오늘 인천 지원유세 일정을 연기하고 왔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의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제기를 비롯해 박 후보와 관련한 신천지 연관설, TV토론에서의 아이패드 커닝설 등을 언급, “참으로 어이없고, 기가 찰 노릇이다. 민주당은 한 마디 사과는커녕 이런 흑색선전을 각종 SNS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전파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저는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의 직접 피해자이고 그 아픔은 지금도 제 가슴에 깊이 남아있다”며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김대업 병풍공작사건 △기양건설 10억 수수사건 △설훈 의원의 미화 20만달러 수수 폭로사건 등 의혹으로 낙선한 일을 언급했다.
그는 “이 세 가지 의혹 사건은 모두 완전히 100% 허위날조된 것으로써 선거가 끝난 후 1·2·3심 판결로 확정돼 김대업을 비롯한 그 하수인들은 실형을 받거나 손해배상 명령을 받았다”며 “진실이 밝혀졌지만 선거가 끝난 뒤에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은) 정치를 더럽히고 타락시킬 뿐 아니라 국가의 미래 방향까지도 파괴할 수 있는 중대하고 악질적인 범죄행위”라며 “후보 개인에게 중상을 입힐 뿐 아니라 국민의 후보와 정부 선택을 그르치게 만들어 나라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고 했다.
이 전 총재는 “문 후보는 어제 ‘어떤 음해를 해 오더라도 끝까지 네거티브를 하지 않고 정정당당 선거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다짐이 진실되게 지켜지도록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