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삼성과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을 대상으로 공시 위반 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22일 공정위와 재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1일 삼성과 현대차 등 4대 그룹의 공시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각 그룹 본사 건물에 조사관을 파견, 이달 말까지 일정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점검 대상은 계열사 간 거래, 이사회 운영 현황, 그리고 재무 현황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이번 공정위 조사에 대해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공정위가 매년 일부 기업을 대상으로 공시 위반 여부를 점검하고 있지만, 이번처럼 4대 그룹을 대상으로 동시 조사에 착수한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점검은 지난해 말 실시된 두산 등 7개 재벌그룹의 공시 위반 점검과 같은 통상적인 절차”라며 “특별한 사안이 있어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공시 규정이 개정돼 대상이 ‘내부거래액 100억원 이상인 기업집단’에서 ‘50억원 이상인 기업집단’으로 확대됐다”며 “대상 확대에 따른 일반적인 조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계는 정권 이양기에 진행되는 이같은 동시 조사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실시된 이번 공정위 조사에 대해 재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그동안 강조해 온 ‘경제민주화’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한화·두산·STX·CJ·LS·대우조선해양·동부 등 7개 그룹, 148개 계열사의 공시위반 여부를 조사해 총 5억3479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당시 공시 항목별 위반 사항은 이사회 운영현황 공시위반이 141건(54.0%)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재무현황 위반 31건(11.9%), 계열회사 간 거래에 따른 채권·채무잔액 현황 위반 28건(10.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