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공정위·금감원, 재벌 유혹에 빠졌다” 직격탄

입력 2013-03-2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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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에 “100% 책무 다하지 않았다” 지적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등과 관련해 “권한을 가진 공정위와 금융감독원들이 100% 책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가 난항을 겪는 것은 “시장 파수꾼인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100% 책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원장은 26일 한국경제연구원(KERI) 주최로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 포럼에서 이같이 밝히고 “권한을 가진 이들이 퇴직 직원을 써달라는 부탁을 (재벌에게)하면서 유혹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상당수 권력기관 출신의 공직자들이 퇴직 후 대규모 로펌 또는 대기업의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김 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권력기관의 ‘전관예우’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원장은 “이들이 제대로 일을 안하는 것은 능력이 문제가 아니라 유혹이 문제다”며 “유혹의 백그라운드(배경)에 재벌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을 겨냥한 발언도 이어졌다. 김 원장은 경제민주화의 단계를 ‘기회-경쟁-분배’ 3단계로 나눈 뒤 “현재 국내 재벌은 기회 단계에서는 경제력을 남용한 기득권 보호, 경쟁 단계에서는 불공정 거래 등으로 공정위 및 금감원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창조경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대안도 제시했다. 김 원장은 “창조경제는 실물·금융자산보다 지식자산의 중요성이 더 커지게 되는 경제”라며 “중소·벤처기업의 창업이 활성화되고 중소·대기업간 상생구조가 정착돼 일자리 창출형 성장이 선순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거시경제의 안정성 △창조인력의 확보 △지적재산권 보호 △융합·통섭의 연구·개발 및 인프라 구축 △대·중소기업 상생구조의 정착 △창의력 저해하는 규제 철폐 등이 수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실물 금융자산보다 지식자산의 중요성이 더 커지게 되는 경제”라면서 “우리는 삼성전자를 대단하게 보고 있지만 삼성전자보다 애플이 지식자산이 월등하게 앞선다. 이것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게 바로 창조경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 김 원장의 “공정위와 금감원 모두가 문제”라는 파격적 발언은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미래연구원은 행복추진위원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등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책기구’ 중 하나로 꼽힌다. 박 대통령의 대선주자 시절 ‘씽크탱크’로 불리며 정책현안에 대해 다각적인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내정자 일부가 사퇴했지만 현 정부 장차관급을 비롯해 수석비서관 등에 국가미래연구원 인사들이 여전히 줄줄이 포진한 상태다.

김 원장은 최근 취임일성을 통해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자유롭고 어떤 정치 세력에도 자유롭게 말하는 독립적 싱크탱크로 발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사정기관과 재벌을 겨냥한 김 원장의 강도 높은 발언이 어떤 파장을 몰고올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김 원장은 이날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한만수 공정위 내정자 사퇴와 관련해 “차기 인사는 공정위 조직을 바닥부터 장악할 수 있고, 자격에 흠결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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