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성장 축으로 떠오르던 중남미 지역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6일(현지시간) 남미 최대 경제대국인 브라질의 경제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중남미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S&P는 성명에서 “브라질 경제성장률이 올해 2.5%에 그치며 3년 연속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데다 느린 성장이 정부 재정지출을 끌어올려 국가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고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S&P는 현재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정크) 등급보다 두 단계 높은 ‘BBB’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바하마·바레인·페루 등 브라질보다 경제 규모가 훨씬 작은 국가들과 같은 수준이다.
브라질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5~6%의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최근에는 5분기 연속 전문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수출 감소와 함께 지난해 성장률이 0.9%에 그쳤고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이보다 못한 0.6%를 기록했다.
반면 글로벌 핫머니가 대거 유입되며 헤알화 가치는 상승하고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5%에서 올 상반기 6%까지 뛰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미국의 출구전략 가능성이 제기되며 외화가 급격히 유출돼 브라질 경제는 성장둔화와 고물가, 금융시장 불안 등 ‘3중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경기를 살리고 투자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최근 금융거래세의 일종인 토빈세를 폐지하기로 하는 등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중남미 기대주로 꼽히는 멕시코 경제도 맥을 못 추기는 마찬가지다.
멕시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TV와 자동차 등 제조업 수출이 전달보다 4% 줄었다.
멕시코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0.8%에 그쳤다. 5%대를 기록했던 작년보다 4%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으로 전문가 예상치인 1.1%에도 못 미쳤다.
1월 중순 4만6000선을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멕시코 증시 IPC 지수는 5개월 사이 13% 미끄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