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가 2012년도 결산안 심사에 착수한 가운데 정부의 들쭉날쭉한 부실 재정운용계획이 도마에 올랐다. 정부가 성장률 전망치(3.9%)를 너무 낙관적으로 예측해 예산안을 편성하다보니 세수결손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2년 국세수입 전망오차 분석’에 따르면 낙관적인 경제전망에 따른 오차로 9조1000억원의 세수 부족이 발생했다.
5년 단위 국가재정운용 계획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나라 살림이 정부의 전망치가 엉터리여서 재정계획이 더 꼬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예산정책처는 “낙관적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세입 부족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재정적자가 반복되고 있다”며 “거시경제 전망의 현실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도 지난 2일 보도자료에서 “최근 6년간 제출된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분석한 결과 건전재정을 위한 균형재정 달성 연도가 매년 달라 중기재정운용계획으로서의 신뢰성과 일관성을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 측에 따르면 200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는 균형재정 달성 시점의 목표연도를 이명박 정부 임기 말인 2012년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2009년 계획에서는 2014년 이후로, 2010년에는 2014년으로, 2011년에는 다시 2013년으로 앞당겼다가 지난해 발표된 계획에서는 다시 2014년으로 미뤄졌다. 그러면서 “결국 지난 5년 동안 매년 발표된 국가재정운용계획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전망보다는 장밋빛 청사진 제시용 또는 정권의 필요에 따른 숫자 맞추기용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도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 “성장 예측에 대해 근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성장률을 낙관적으로 예측하고 나서 나중에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하는데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에서 계속 차이가 나다 보니 불신이 생기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2012~2016년 재정계획의 재정수지 전망을 보면 1조원의 흑자가 난다고 했는데 2013~2017년 전망을 보면 올해 25조원 적자”라며 “중기재정계획이 1년 만에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세수가 안 들어왔다”며 “경제성장률 4.5%를 예상하다가 낮아진 것도 원인”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