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배경을 보면 경상수지가 2013년 1~10월 기간 중 583억 달러를 기록했고 연간 규모로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외국인 직접투자자금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대외 여건 측면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양적완화가 진행되고 있고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경제 상황을 보면, 소비자물가도 대단히 낮은 수준이고 투자지표 개선 등으로 경기도 회복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원화 강세 기조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양면적이다. 긍정적인 면으로는 국내 물가 하락, 국제수지 개선 등이다. 부정적인 면은 국내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인한 수출 감소다. 수출 감소는 수출기업의 이익 감소, 투자심리 부진, 고용 감소, 가계의 가처분소득 감소, 소비 위축, 경기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50%를 상회한다. 이러한 수출 시장이 위축되면 국내 경제 회복세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원화 절상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제조업 관련 수출품은 전체 수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점검해 볼 필요성이 더욱 크다.
국내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2011년 이후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 절상으로 제조업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원화 절상이 제조업 수익성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먼저 환율이 제조업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보자. 원화 절상에 따른 제조업 수익성 변화는 환율 변동에 따른 영업이익 충격과 기업의 수출단가 조정여력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첫째, 영업이익에 미치는 충격이다. 원화 절상이 제조업의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수출품의 매출 감소와 수입 재료비 감소 효과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두 가지 효과를 고려해 제조업의 원화 절상에 따른 영업이익 변동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원화의 10% 절상은 제조업 영업이익률 0.9%포인트 감소로 이어졌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원화의 10% 절상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수송장비 -3.8%포인트, 일반기계 -2.5%포인트, 정밀기기 -2.4%포인트, 전기·전자 -2.3%포인트 등 가장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영업이익률 감소폭이 섬유·가죽(-1.4%포인트), 금속제품(-1.3%포인트), 화학제품(-0.6%포인트) 순으로 높았다. 반면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석유·석탄(3.4%포인트), 목재·종이(1.1%포인트), 비금속광물(1.0%포인트) 등은 영업이익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원화 절상에 따른 각 산업의 수출단가 조정여력을 살펴보기 위해 환율 변동에 따른 수출가격전가도를 보자. 환율의 수출가격전가도란 환율 변동에 따라 각 기업이 수출단가를 변화시키는 정도로, 각 산업의 환율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나타낸다. 조사 결과 수출가격전가도가 높게 나타난 산업은 석유·석탄(0.89), 1차금속(0.78), 목재·종이(0.77), 화학(0.70) 등이었다. 이 외에 수출가격전가도가 높은 산업은 금속(0.43), 음식료(0.28), 일반기계(0.28), 섬유·가죽(0.26) 등이다. 반면 수출가격전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산업은 전기·전자(0.21), 비금속광물(0.13), 수송장비(0.13) 등이었다.
최근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화가 큰 폭으로 절상되고 있어 제조업 중 수출 비중이 높고 환율 변동의 대응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첫째, 정책 당국은 미세 조정을 통해 원·달러 급등락에 대한 심리를 해소해야 한다. 둘째, 주요 수출시장에서 FTA의 적극적인 활용 대책을 마련, 브랜드 가치 향상, 마케팅 강화 등 수출 경쟁력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셋째, 기업들은 환율에 중립적일 수 있도록 제품의 품질을 제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대한 자사의 피해 정보를 세밀히 분석해 환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