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통신장비에서 소비자 가전으로 영역을 넓혀 가면서 중국의 ‘삼성’으로 도약을 노리고 있다.
화웨이는 포춘이 선정한 ‘2013년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에서 매출 349억 달러(약 37조원), 순이익 24억 달러로 315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보다 36계단 상승한 것이다.
회사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로 140여개 국가에 통신장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영국계 보다폰과 브리티시텔레콤, 일본 소프트뱅크 등 굴지의 통신업체가 화웨이 제품을 쓰고 있다.
특히 화웨이는 2010년 뒤늦게 스마트폰시장에 본격 진출했으나 통신장비 사업을 통해 쌓은 글로벌 통신업체와의 파트너십, 기술력과 가격경쟁력 등으로 빠르게 입지를 다져 나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3분기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이 5.1%로 LG전자(4.8%), 레노버(4.3%)를 제치고 세계 3위로 올라섰다.
화웨이는 중국에서 1000~5000위안에 이르는 다양한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있다. 기술력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회사는 지난 6월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인 ‘어센드P6’를 출시하고 8월에는 방수 기능을 탑재한 ‘아너3’를 선보였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전문가들을 초청해 화웨이의 스마트폰을 분해하는 등 심층 분석한 결과 제품에 내장된 모바일 반도체 기술 수준이 미국 퀄컴과 대만 미디어텍, 중국 스프레드트럼 등 일류 업체와 필적했다고 전했다.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업체는 바로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다. 전문가들은 유럽과 일본 업체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상황을 활용해 화웨이가 대규모로 개발자를 고용, 조기에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사업 부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이 세계 최대 스마트폰업체로 도약한 것은 마케팅과 브랜드 구축에 막대한 돈을 쏟았기 때문”이라며 “이 산업은 역동적이기 때문에 현재의 1위가 내일도 1위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경쟁의식을 불태우기도 했다.
화웨이가 주력 사업인 통신장비시장에서 성공한 것도 가격과 기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화웨이는 ‘농촌을 먼저 파고든 다음 도시를 공략한다’는 마오쩌둥의 전술을 활용해 농촌에서 제품을 값싸게 제공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자본과 기술을 축적했다. 해외시장 공략도 마찬가지였다. 화웨이는 러시아와 태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시장에 먼저 진출하고 유럽으로 영역을 넓혔다.
아울러 화웨이는 ‘핵심기술이 없다면 브랜드가 성장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자체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회사는 1999년 각종 단말기와 장비에 필요에 주문형반도체(ASIC) 개발에 들어가 2000년대 초반 독자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 화웨이는 지난 2009년 노르웨이에서 세계 최초로 LTE망 상용화에 성공, 업계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