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의 세종만평]세종시에서 보낸 한해

입력 2013-12-1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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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1년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지나가고 있다. 다가오는 갑오년은 행운을 상징하는 청마해로 ‘비상’과 ‘행운’을 함께하며 힘찬 도약을 남겨두고 있다.

여전히 공사판인 세종시는 지난 1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농림수산식품부,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환경부, 공정위원회 등 6개 부처가 내려왔을 때 만해도 세종 행정도시 주변은 첫마을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오로지 세종청사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주변에 마땅한 상가가 없다 보니 세종청사 구내식당 식단은 공무원들의 최대 관심사였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세종청사 구내식당 밥은 맛을 떠나 식단도 궁색해 공무원들의 불만이 많았다. 주변 공사장 함바식당으로 공무원들이 이동했지만 공무원 품위유지라는 명분으로 이마저도 허용(?)되지 않아 공무원들의 식당 탐방은 주변 공주를 비롯한 조치원, 대전 쪽으로 빛나는 개척정신이 발휘됐다.

이 같이 공무원들의 구내식당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았지만 위탁운영하는 동원그룹 계열사 동원홈푸드는 적자를 외치며 1년이 지난 지금에도 맛없는 식단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매일 아침, 점심, 저녁 식단에 동원그룹 계열사 냉동식품이나 통조림이 꼭 하나씩 올라와 공무원들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국무조정실 앞에 세종일번가 상가가 들어서면서 공무원들의 발길이 이곳으로 집중되면서 세종청사 구내식당 적자는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청사 1년은 식사 문제뿐만 아니라 공무원들의 출퇴근 문제와 주차난으로 이중고통을 겪고 있다. 서울과 세종청사를 오가는 하루 평균 5시간 출퇴근 버스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은 최근 허리·목 등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세종청사 인근에 거주하는 공무원들도 ‘차 없는 명품도시’를 표방한 세종행정도시 덕분에 심각한 주차난과 좁은 도로에 힘든 출퇴근길을 보내고 있다. 특히 겨울에 눈이 내리면 한두 시간 지각하는 일이 일상 다반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열악한 대중교통으로 어쩔 수 없이 중고차를 사는 공무원들이 늘면서 차 없는 명품도시는 먼 나라의 얘기로만 들리고 있다.

행정 효율성에서도 세종청사는 심각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 한 공무원은 “행정효율이 과천에 있을 때보다 50% 정도 떨어지는 것 같다”며 “무두절(無頭節)이 많은데다 잦은 서울 출장으로 업무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무두절이란 부처 장·차관을 비롯한 실·국장들이 서울 회의나 국회 일정으로 모두 세종청사로 출근하지 않아 사실상 휴일에 가까운 날을 말한다. 일주일에 반은 무두절이어서 세종청사에서 실·국장 이상 간부를 보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세종청사 이전 1년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다시 2단계 부처 이전이 시작되고 있다. 2단계 이전 부처 공무원들은 현실로 다가온 세종청사 생활에 두려움을 느끼며 이미 내려온 부처 공무원들의 얘기에 귀를 곤두세우고 있다.

몇몇 상가가 세워진 것을 빼고는 크게 달라질 것이 없어 2단계 입주 공무원들도 지난 1년간 쏟아낸 불만을 다시 되풀이할 가능성이 크다. 청마해를 맞아 이러한 불편들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안전행정부의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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