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2분과 11분에 각각 백성동과 황의조가 연속골을 터뜨린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도중 마르덴 마르드키안에게 한 골을 허용했지만 1골차를 잘 지켜 승리했다. 전반 내내 경기를 주도했고 후반에는 체력 저하로 고전했지만 승리하며 4강에 선착했다.
한국이 비록 한 골을 내주며 경기 막판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실점을 탓할 수는 없었다. 시리아의 득점이 페어플레이를 망각한 비매너 골이었기 때문이다. 후반 추가시간 도중 황도연이 부상을 당한 것이 발단이었다. 문창진은 황도연의 부상으로 공을 터치라인 밖으로 걷어냈다. 이어 상황이 종료됐고 시리아는 공의 소유권을 한국으로 넘겨주려 했다. 드로인한 공을 킥으로 길게 한국 진영으로 연결했고 이때 마르드키안이 공을 가로채 노동건 골키퍼를 제치고 득점을 올렸다.
한국 선수들 대부분이 수비 대열을 갖추고 있었지만 공의 소유권을 넘겨주려는 의도였던 만큼 선수들은 노동건 골키퍼에게 공이 연결되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 선수들이 대부분 수비 진영에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만큼 일차적으로 미리 공을 잡았다면 실점하지 않았을 장면이지만 통상적으로 이 같은 상황에서 공을 가로채는 행위는 비신사적인 행위인 만큼 마르드키안의 돌발행동(혹은 계산된 행동)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부상으로 인해 공을 밖으로 차낼 경우 소유권을 넘겨주는 것은 연령대를 막론하고 축구에서는 불문율이다. 심지어 책가방으로 골대를 만들어 공을 차는 이른바 동네 축구에서도 지켜지는 암묵적인 룰이다.
비록 22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지만 엄연한 국제대회에서 이 같은 비신사적인 플레이를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가뜩이나 ‘침대축구’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중동축구가 ‘비매너 축구’라는 타이틀까지 안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장면이었다.
그나마 한국으로선 두 골차로 앞서 있는 상황이었기에 한 골의 여유가 있었다는 점이 다행이었다. 하지만 중동팀과의 경기에서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안심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얻은 경기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