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급락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8원 내린 1070.4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일보다 7.6원 하락한 달러당 1073.6원에 개장했고, 1시간도 안돼 10원 이상으로 낙폭이 확대됐다.
원·달러 환율 급락은 신흥국 불안의 진정,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 물량, 코스피 급등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양적완화 추가 축소 가능성으로 아르헨티나, 터키 등 신흥국의 금융 불안이 확대되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이어왔다”며 “그러나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어제부터 금융시장 불안과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금융시장 긴장이 완화됐고, 원·달러 환율도 되돌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인 1주일 환매조건부채권(REPO) 금리를 4.5%에서 10%로 무려 5.5%포인트 인상했다. 전날 인도 중앙은행도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8.00%로 0.25%포인트 올렸다.
한국은행이 이날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707억3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것도 원·달러 환율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수출업체들이 내놓은 네고 물량과 1% 이상 급등한 코스피도 원·달러 환율을 떨어뜨리는 데 작용했다.
미국에서는 현지시각으로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한국 시각으로는 30일 새벽 4시에 FOMC 결과가 발표된다. 연준이 지난달 양적완화 축소를 위한 테이퍼링(점진적 자산매입 축소)에 착수해 월간 채권매입액을 종전 850억달러에서 750억달러로 줄였지만 이달에도 추가 축소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도 이날 오후 3시 43분 100엔당 1035.9원으로 전일보다 16.67원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