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가 객실을 분양 받거나 임대수익을 배분 받는 형태의 분양형 호텔은 지난해와 올해 급속도로 공급이 늘어나는 추세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제주지역이다. 호텔의 주이용객인 외국인 수요가 풍부하다는 점이 공급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서울과 인천·부산 등 외국 관광객이 즐겨 찾는 대도시에서도 공급이 증가했다.
이들 분양형 호텔이 공통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무기는 ‘고수익률’이다. 일부 호텔은 연수익 11%를 보장해준다는 광고문구까지 내세웠다. 시중은행 이자수익률이 3~4%가량, 서울 오피스텔 수익률이 5~6%가량임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호텔 분양 관계자들은 “현재 은행금리가 낮기 때문에 대출을 받아 투자할 경우 무리 없이 연수익 10%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러나 모든 고수익 투자상품에는 그에 상응하는 하이리스크(고위험)가 따르는 법. 더군다나 분양형 호텔은 아직 시장에서 검증이 안된 상품인 만큼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급과잉을 경계해야 한다. 통상 분양 받은 호텔이 완공되기까지는 약 2년이 걸린다. 현 상황에서 수익률이 아무리 높다 하더라도 주변에 공급이 늘어나게 되면 완공시점의 수익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쉬운 예로 서울지역 오피스텔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던 시기에는 7~8%대 수익률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수년새 우후죽순으로 공급이 늘면서 현재는 수익률 6%를 채우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최근 분양호텔 중에는 예상수익률에 미달할 경우 계약자에게 차액을 돌려주는 확정보장제를 실시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확실한 안전장치로 보기는 어렵다. 업체와 계약한 일정기간(보통 1~2년) 이후에는 수익률이 부실하더라도 보상받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호텔의 특성상 공실 리스크가 여타 부동산 상품에 비해 높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임차인과 1~2년간 장기계약을 맺는 주택·오피스텔 등과는 달리 호텔 운영은 철저하게 단기 이용객 위주로 돌아간다. 따라서 1년 365일 공실 위험이 상존하고, 성수기와 비수기간 수익률이 들쭉날쭉 하는 등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또 호텔 운영업체의 노하우와 서비스 마인드가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운영업체가 믿을 만한 곳인지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그렇다고 호텔체인의 브랜드만 믿고 덜컥 계약하는 것도 금물이다. “유명 호텔체인과 제휴를 맺어 간판만 걸어놓고, 정작 호텔 운영은 초짜인 업체가 맡는 경우도 있다”는 게 취재 중 만난 분양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물론 투자에 왕도란 없다. 위에 언급한 위험성들을 간파하고도 분양형 호텔을 블루오션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투자를 말릴 생각은 없다. 다만 일부 비양심적인 분양업체의 감언이설에 속아 ‘설 익은 감’이나 ‘썩은 감’을 사는 피해자가 생겨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