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에서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다수가 이번 지방선거 출마를 앞두고 있어서 ‘포스트 MB’를 노리는 물밑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2017년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대권을 꿈꾸는 여야 잠룡들은 이번 지방선거가 당내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차기 대선 주자라는 인식을 심어줄 기회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선거 패배 시 맞닥뜨릴 후폭풍도 만만치 않아 결과에 따라 여야 잠룡들의 명암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대 승부처인 서울은 여야 모두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 박원순 현 시장에 맞서 여당에선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경쟁이 예고된다.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정 의원과 김 전 총리의 맞대결이 점쳐지는 가운데 본선에서는 민주당 잠룡인 박 시장과의 승부가 펼쳐질 예정이다.
새누리당 내에선 정 의원이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여권 차기 주자 1순위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 의원과 경선을 치를 가능성이 큰 김 전 총리는 대권 주자로 분류되진 않지만, 서울시장이 된다면 여권 내 유일한 호남 출신이라는 장점으로 차기 주자 반열에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서울 시장의 경우 단순한 광역 단체장 이상의 정치적 무게감이 커 시장을 역임하면 곧바로 대선 후보로 급부상했다. 1995년 초대 민선 시장이던 조순 전 서울시장과 1998년 당선된 고건 전 서울시장이 당시 대선주자로 언급됐고, 2002년 세 번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이듬해에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다.
충남의 안희정 지사와 인천의 송영길 시장 등도 재선 성공 시 각 당의 차기 주자로 거론될 수 있다. 이들은 50대 초반이라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가 강점이다.
이번에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의 임기가 2018년 6월 말까지이고 차기 대선은 2017년 12월에 치러지기 때문에 누가 당선되든 대선에 나서려면 중도에 지자체장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당해 연도에 재보궐 선거 일정이 없어 지자체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중도사퇴해도 부담이 줄어들 거란 상반된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