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가 오는 2016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전격 도입한다. 삼성 계열사 중 전사 차원에서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것은 삼성에버랜드가 처음이다. 앞서 삼성은 제일모직 여수사업장에 지난해 초 임금피크제를 시범 도입하고 타당성 검토에 나선 바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는 2016년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 도입 방침을 정하고 최근 직원들에게 이를 공지했다.
삼성에버랜드 한 관계자는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대신 만 55세가 되는 해의 12월부터 임금을 조정하는 내용”이라며 “현재에도 부장급 직원이 너무 많고, 정년 연장 후 고용환경의 유연성 확보를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에버랜드의 이번 결정은 지난해 4월 통과된 정년 60세 연장법에 따라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법 통과로 300인 이상 대기업의 정년은 2016년 1월부터 60세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재계는 일정 연령을 기준으로 임금을 조정하는 임금피크제를 유일한 대안으로 인식해 왔다.
일각에서는 삼성에버랜드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만큼 이를 시작으로 임금피크제가 전 계열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노조와의 갈등을 우려해 임금피크제 검토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다른 그룹들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에버랜드의 임금피크제 도입 결정은 삼성그룹이 2016년을 준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재계 1위인 삼성의 움직임은 상징성이 큰 만큼 공론화는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삼성에버랜드 측은 “2016년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 벌써부터 얘기가 나올리는 없지 않겠느냐”며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서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