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덴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 독트린' 청사진을 제시한 드레스덴에 관심이 커졌다. 드레스덴은 국내 첨단소재산업은 물론 수입차와도 연결고리를 갖는 독일의 첨단공업 도시다. 독일하면 떠올렸던 뮌헨과 전혀 다른 분위기다.
2일 관련업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근 박 대통령이 방문한 독일 드레스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독일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 독일의 상징인 이곳 드레스덴에서 평화통일 기반 조성을 위한 대북 3대 제안을 발표했다.
드레스덴은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직후 동서독 정상회담이 열린 곳으로 독일 작센주의 '주도'다.
정치적 의미가 깊은 드레스덴이지만 유럽에서 가장 앞선 첨단산업 기지이기도 하다. 인구 53만명의 드레스덴에는 약 3만5000명의 학생이 재학하는 독일 최대 기술대학인 드레스덴 공대를 포함, 대학이 10개나 된다.
세계적인 첨단 소재 연구기관들도 이 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유럽 최대의 반도체 클러스터인 이곳 드레스덴은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빗대 '작센 밸리'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 산업계와도 연결고리가 많다. 지난해 제일모직이 소재산업 확대를 위해 인수했던 노바LED가 바로 이곳 드레스덴에 자리잡고 있다. 드레스덴 입장에서 세계 수준의 글로벌 기업이 독일 소도시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의미있게 받아들이고 있다.
드레스덴에서 생산한 고급차가 지금 서울 거리를 누비기도 한다. 주인공은 아우디폭스바겐그룹. 폭스바겐의 고급차 페이톤은 이곳 드레스덴 투명유리공장에서 생산한다. 말이 생산이지 빚어내는 것이나 다름없다. 핵심구조의 대부분은 로봇 공정. 그러나 운전자와 승객이 맞닿는, 감성품질이 존재하는 곳곳에는 이곳 투명유리공장 장인들의 손재주가 한땀한땀 녹아들었다.
이곳 투명유리 공장에서는 페이톤만 생산된다. 한때 초호화 브랜드 벤틀리의 플라잉스퍼와 컨티넨탈GT 등이 혼류로 생산되기도 했다. 보디가 얹어지기 전까지 라인에서 움직이는 엔진과 파워트레인이 페이톤인지 벤틀리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공정의 끝부분에 이르러서야 페이톤과 벤틀리가 앞뒤로 나란히, 그리고 조용하고 엄숙하게 공장을 빠져나오곤 했다.
국내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드레스덴 공장의 경우 대규모 생산 대신, 명품 자동차를 생산하는 특화사업장으로 봐야 한다"며 "공장 외부 전체를 투명한 유리로 제작하고 공장 내부는 호텔로비에 견줄만큼 깨끗하다. 폭스바겐의 성지(聖地)나 다름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