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유지배구조에 있어 정부의 개입이 증가할 수록 소유집중 현상이 심화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9일 ‘기업소유지배구조에 대한 역사적 영향요인 분석 및 시사점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정책개입이 높아지고 중앙집권적 권력이 향상되면 자본가들은 금융시장에 투자하기보다 직접 거대 피라미드 기업집단을 운영하거나 이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기업의 소유집중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유집중 현상이란 기업 또는 기업집단의 주식을 1인이나 그 가족이 집중적으로 소유하는 현상을 말한다.
한경연은 정부가 자유주의시장에서 벗어나 규제와 법제도를 통해 기업 활동에 개입하면 ‘지대추구’ 유인이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지대추구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로비 등 비생산적인 활동에 경쟁적으로 자원을 지나치게 소비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즉, 기업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높아질 수록 기업은 생산적인 경제활동 대신 규제를 우회하거나 정부를 설득하는데 더 관심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대규모 기업집단일 수록 적은 비용으로 정부에 접근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보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경연은 정부가 출자구조에 대한 인위적 구조변화를 시행하는 식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출자구조는 의결권 강화를 목적으로만 형성된 것이 아니라 기업집단의 내부금융시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형성된 것”이라며 “이러한 기능을 인위적으로 폐지시키려는 정책은 더욱 심각한 문제를 유발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