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사고는 열차 자동정지 장치(ATS)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후 3시32분께 앞서가던 2258 열차가 승객을 승·하차 시키기 위해 정차했다가 출발하려던 중에 뒤따르던 2260 열차가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ATS가 작동해 열차를 자동적으로 멈추는 시스템이 작동했어야 하지만 자동제어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후속 열차의 기관사는 주행신호가 갑자기 정지신호로 바뀌자 비상제동을 시도했으나 제동거리가 확보되지 않아 앞선 열차를 추돌했다고 진술했다.
정지신호가 늦게 점등된 탓에 열차를 멈출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제동거리를 확보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추돌로 이어졌다고 서울메트로는 설명했다.
기관사가 부주의로 정지신호를 늦게 본 것인지, 아니면 시스템상의 문제로 주행신호가 늦게 정지신호로 바뀐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열차 운행을 총괄하는 종합관제소의 상황보고가 지연됐거나 종합관제소의 관제 소홀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본사 내 종합관제소에서 각 열차의 운행 상황을 보고받고 이를 앞뒤 열차에 전달하고 운행을 관제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게 서울메트로의 설명이다.
사고 당시 근무자가 관제 시스템을 응시하면서 앞선 열차가 정지한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다가오는 뒷 열차에게 긴급하게 연락했다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한 열차 간 안전거리를 유지하도록 자동으로 제어하는 장치에 이상이 생겨 비상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정수영 서울메트로 운영본부장은 이날 사고현장 브리핑에서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ATS에 의해 자동제어가 이뤄져 추돌을 막았어야 한다. 장치가 정상 작동했는지, 이상이 있었는지 등을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또 “사고가 난 선로가 곡선이어서 ATS가 앞선 열차를 인지하지 못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ATS는 기상조건이 좋지 않아 앞길을 확인하기 어려울 때, 승무원이 부주의 또는 신체적 문제로 인해 신호 상태를 확인하지 못해 이를 무시하고 운전할 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열차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장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