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발생한 서울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사고는 신호기 고장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잠정 결론이 내려졌다.
서울시는 3일 지하철 추돌사고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공식적인 승객 대피 안내방송은 사고 7분 후부터 이뤄졌으며 사고 후 30분 후 모든 승객이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사고 구간에서는 당분간 저속 운행을 하고 비상 경보음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상자에 대해선 치료비와 간병인을 모두 지원키로 했다.
시는 브리핑에서 사고 당시 상왕십리역 승강장 진입 전에 설치된 신호기 중 2개가 신호를 잘못 표시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상 상태라면 상왕십리역에 열차가 정차한 경우 신호기 3개가 후속 열차 기준으로 ‘주의-정지-정지’ 순으로 표시돼야 하지만 전날 사고 때는 ‘진행-진행-정지’ 순으로 표시됐다. 고장이 난 신호는 433·435 신호기다.
원칙적으로 신호기가 ‘정지’나 ‘주의’로 작동되면 열차자동정지장치(ATS)가 작동을 하지만 ‘진행’으로 표시되면 작동을 하지 않는다.
사고 당일도 2개 신호기가 ‘진행’으로 표시됐기 때문에 ATS가 작동하지 않았으며 기관사가 마지막 437 신호기의 ‘정지’ 표시를 보고서야 급히 브레이크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전 후속 열차 운행 속도는 68㎞/h였으며 비상제동을 걸었지만 제동거리 부족으로 앞 열차와 추돌했다. 추돌 당시 후속 열차의 운행 속도는 15㎞/h였다.
시는 지난달 29일 을지로입구역(내선) 선로전환기 잠금 조건을 바꾸기 위해 연동장치의 데이터를 수정하면서 신호에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시 조사 결과 사고 당일인 2일 오전 3시 10분부터 해당 신호운영 기록장치에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향후 최종 사고 원인은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조사위원회에서 규명할 계획이다.
최초 신고는 사고 당일 오후 3시 30분에 시민이 119에 접수했으며 종합관제소는 3시 32분에 승강장의 비상통화장치를 통해 상황을 인지했다.
추돌한 후속 열차(2260 열차)의 차장은 3시 31분 ‘앞 열차와 안전거리를 유지한다’고 방송했고 3시 32분에는 ‘상황파악 후 다시 안내방송을 하겠다’고 알린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앞 차량(2258 열차)은 승무원이 객실로 이동하면서 육성으로 승객 대피를 유도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앞 차량 승객은 사고 발생 직후 안내방송이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추돌한 후속 열차의 승무원은 관제소로부터 외선 열차가 정지됐다는 것을 확인하고 사고 발생 7분 후인 3시 37분에 대피 안내방송을 했으며 동시에 객실 출입문을 열어 승객을 대피시켰다.
앞서 3시 35분부터는 부역장이 역사 내 안내방송을 했다. 3시 43분부터는 모든 역사에 일제히 안내 방송이 됐다.
3시 44분엔 유관기관과 모든 직원이 상황을 인지했고 사고 발생 30분 후인 4시에 승객이 모두 대피했다.
복구반은 3시 45분에 도착해 5시 24분부터 227명이 응급 복구를 시작했으며 3일 오전 0시 17일부터 2호선 본선 전 구간이 운행 재개됐다.
시는 이번 사고 후 관제 시스템과 매뉴얼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급곡선 구간이 포함된 2호선 17개 역은 매일 첫 열차 운행 전 1시간 동안 선로전환기, 신호기, 전기시설물을 점검키로 했다.
안전운행 매뉴얼도 곡선부, 역사진입구간 등 구간별로 세분화해 정비한다.
시는 또한 부상자에 대해서는 치료비를 전액 지원하고 간병인이 필요할 경우에는 간병인 비용도 지급키로 했다. 입원환자 중 자영업자들의 영업 손실도 보상한다.
아울러 사고 직후엔 통증이 없었지만 귀가 후 몸이 불편한 승객도 서울메트로(02-6110-5390)로 연락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번사고로 249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7명이 수술을 받았거나 수술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