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열차사고수사본부는 사고 당일인 지난 2일 오전 1시30분께 서울메트로 신호팀 직원이 신호기계실에서 모니터상으로 신호 오류가 난 것을 확인했지만 통상적 오류로 생각해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서울메트로 신호시스템 관련자 1명과 시스템 설치·유지 민간 업체 관계자 2명을 조사한 결과 문제가 된 연동장치 데이터 수정은 지난달 29일 오전 1시10분께 이뤄진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지난 3일 사고원인 분석 결과 발표에서 지난달 29일 오전 3시10분 기관사들의 요구로 을지로입구역(내선) 선로전환기 속도 조건을 바꾸기 위해 연동장치의 데이터를 수정하면서부터 신호에 오류가 발생했으며, 사고가 난 2일 오후까지 이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오류 발생 시각이 두 시간이나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시스템 데이터 변경을 한 서울메트로와 외주 업체 직원의 진술에 따른 것”이라며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오늘 오전 서울메트로를 포함한 4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앞서 뒷 열차 기관사 엄모(45)씨를 비롯해 당시 사고 열차 두 대에 타고 있던 승무원 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상왕십리역에 정차해 있던 앞 열차 기관사 박모(48)씨는 사고가 일어나기 직전 열차 문이 정상적으로 닫히지 않아 세 번이나 스크린 도어를 여닫는 바람에 출발이 1분 30초가량 늦어졌음에도 이를 관제소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뒷 열차 기관사 엄씨는 신당역에서 상왕십리역으로 진행하던 중 100m 가량의 곡선구간을 지나 갑자기 ‘정지’ 신호가 표시된 것을 발견하고 비상 급제동을 했지만 추돌하고 말았다.
원칙적으로 신호기가 ‘정지’나 ‘주의’로 나타나면 열차자동정지장치(ATS)가 작동하지만 ‘진행’으로 표시되면 작동하지 않는다.
경찰은 또 사고 당일 서울메트로 종합관제센터에서 근무하던 관계자 4명을 소환 조사해 근무 매뉴얼 전반과 무선 교신 내용을 확인했다.
이들은 통상적으로 두 열차의 간격이 좁아지면 앞 열차에 대해서만 열차 간격 유지를 위한 조속한 운행을 뜻하는 ‘회복 운행’을 하도록 지시했다.
경찰은 “관제센터에서 앞 열차에 대해서만 회복 운행을 지시하는 것이 매뉴얼에 규정돼 있는지는 수사를 더 진행해봐야 한다. 아직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사람은 없으며 종합적으로 수사한 뒤 추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