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가 여름철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에 직면하면서, 전력 대책 마련과 시행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5일 철강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여름철 전기요금 적용기간이 기존 7~8월에서 6~8월로 1개월 연장된다. 이에 따라 산업용 여름철 경부하 요금은 기존 1kW당 52.3원에서 54.5원, 중부하 요금은 104.7원에서 106.8원, 최대부하 요금은 184.2원에서 188.1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최대부하 요금 적용 시간대도 기존 11~12시, 13~17시에서 10~12시, 13~17시로 확대됐다.
일단 원전가동이 작년보다 원활해지면서 여름철 전력 공급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거래소가 최근 공개한 4월 전력시장 운영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620개 전력사업자가 보유한 전력 설비 용량은 9003만kW로 전년 대비 193만kW 증가했다. 현재 원전 23기 가운데 19기도 정상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철강업체는 철강 수요 둔화, 중국산 철강재 유입 등으로 생산원가 증가분을 철강재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영업이익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2011년 8%를 웃돌던 국내 전기로 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작년에 0.6%까지 하락했다. 업계는 전기요금 체계 변경으로 추가 비용 발생분 약 2700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국내 주요 전기로업체는 전력 사용을 최대로 억제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돌입했다. 포스코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매달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포스코는 작년처럼 광양제철소의 가동률을 50%로 낮추고, 정기 설비보수를 전기사용량이 많은 여름철로 앞당길 계획이다.
또 최대부하 요금제가 적용되는 주간 시간대를 피해 경부하 및 중부하 요금제가 적용되는 심야시간에 조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포항제철소의 자가발전 비율도 기존 70~80%에서 90%까지 끌어 올려 전력난에 대응할 계획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대책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설비보수를 여름철에 집중하거나 휴가를 활용하면서 생산량과 가동률을 조정하고 있다”며 “1년에 3개월씩이나 가동률을 줄이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에 전력 수급 피크인 7~8월에 집중해 전력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