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를 잡아라"… 주관사 놓고 증권사 사활 건 경쟁

입력 2014-06-09 14:46 수정 2014-06-0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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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까지 입찰요청서 접수 … 주관사 수입 최소 70억

지난 3일 전격적으로 상장 발표를 한 삼성에버랜드의 주관사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는 오는 11일까지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접수받는다. RFP 접수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보통 1~2주가 걸리는 점을 봤을 때 이달 중으로 대표주관사가 선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이 이번 에버랜드 상장 주관사에 목을 매는 까닭은 그 규모 때문. 현재 시장에서는 에버랜드 시가총액이 7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연내 상장 계획을 밝힌 삼성에버랜드의 기업가치는 최소 7조6000억원에서 최대 9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주관사 수수료는 공모규모(신주발행·구주매출)의 1%가량 된다. 공모규모가 전체의 10%가량인 7000억원 정도가 된다고 가정한다고 해도 주관사가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최소 70억원이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 삼성생명 대표주관사를 맡아 단 한 건만으로 87억9860만원을 벌었다. 그 해 진행된 모든 IPO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이번 주관사 경쟁은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한국투자증권은 삼성SDS 상장 주관사로 선정됐다. 삼성에서 또다시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다면 몰아주기 논란에 휩쓸릴 가능성이 있다.

먼저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주관한 삼성테크윈, 삼성에버랜드 회사채 발행에서 수요예측은 미달했지만, 본 청약 100%를 달성한 바 있다.

대우증권은 가치분석 방식이 비슷한 용평리조트의 상장 주관을 맡고 있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이다. 삼성에버랜드 밸류에이션의 경우 각 사업부의 수익가치와 더불어 토지와 보유 건물 등 유무형 자산가치를 빼놓을 수 없다. 다만 동종업계의 IPO는 같은 주관사에 맡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다소 불리한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증권은 예전부터 삼성SDS와 에버랜드 상장에 대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우증권이 주관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물론 한국투자증권이 또 한 번 삼성그룹 IPO 업무를 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투자증권이 삼성SDS에 이어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주관을 독점할 경우 수수료 수입만 최소 1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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