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환율 하락에 대비해 수출 중소기업들이 환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장기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비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31일 중소기업연구원이 공개한 '최근 환율 변화와 중소기업의 대응방안'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원ㆍ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저점으로 인식되던 1050원선을 하향 돌파하며 빠르게 하락했다. 특히 지난 5월엔 달러당 1030원선과 1020원선, 7월엔 1010원선 등 단기간에 주요 지지선이 붕괴되며 1000원선까지 위협하고 있다.
반면, 원화는 2분기에만 달러 대비 5.2%가 절상되면서 같은 기간 엔화(1.87%), 위안화(0.21%), 유로화(-0.56%) 등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높은 절상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원ㆍ달러 환율 하락은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선호 확대 △국내 무역ㆍ경상수지 흑자 확대로 대내 달러화 공급 우위 강화 △국내 경제 외환건전성 개선으로 인한 원화의 준(準)안전통화 부상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급격한 환율 하락이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환율 변화에 따른 가격전가율이 낮고, 수출탄력성이 높아 채산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도 아시아 시장 내에서 중국, 일본과의 경합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경쟁력이 하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연구원은 수출 중소기업들이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한 환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론 비가격 경쟁력 확충과 해외시장 다변화를 꾀해야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중소기업은 구조가 단순하고 고정환율을 사용하는 선물환이나 환변동보험 등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R&D 투자 확대로 기술경쟁력을 높이고 해외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방법도 강조했다.
정부의 지원 역할도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연구원 측은 "정부가 일시적으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중소기업의 환리스크 관리 역량을 배양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지나친 환율 쏠림현상을 방지하고, 거시건정성 향상을 위해 기존 조치를 보완하는 동시에 체계적 시장 모니터링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