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기업집단의 전체 거래 가운데 8건 중 1건이 계열사간 내부거래인 것으로 조사됐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대기업은 SK, 포스코, 현대자동차, CJ, 한솔 등으로 나타났으며 대체로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높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47개 대기업집단 소속 계열회사 1351개의 지난해 거래현황을 분석한 ‘2014년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정보’를 발표했다.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일가의 편법승계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기업의 자발적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다.
공정위에 따르면 47개 대기업집단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은 12.46%, 내부거래 금액은 181조5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체 대기업집단의의 내부거래 금액은 2012년 처음 감소세(-1조원)로 돌아선 뒤 2013년에도 3조8000억원 줄어들어 2년 연속 감소했다.
다만 전체 거래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보다 2013년이 0.16%포인트 늘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내부거래 금액이 소폭 감소한 데 비해 전체 매출액이 큰 폭(-49조2000억원)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내부거래 비중은 SK(26.01%), 포스코(21.84%), 현대자동차(21.64%), CJ(15.27%), 한솔(15.19%) 순으로 높았다. 내부거래 금액으로는 SK(40조5000억원), 현대자동차(35조2000억원), 삼성(26조7000억원), LG(16조4000억원), 포스코(15조6000억원) 순이었다.
주로 비상장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는데, 비상장사(1113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23.53%로 상장사(238개) 7.75%에 견줘 크게(15.78%포인트) 높았다.
집계 결과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높은 경향이 있었으며 특히 총수2세 지분율은 내부거래 비중과 뚜렷한 비례관계를 보였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개 대기업은 이같은 경향이 더욱 분명하게 나타났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업종은 시스템통합(SI), 사업지원 서비스업, 부동산업 순이었다. SI, 부동산업, 물류 서비스업 등 3개 업종은 내부거래 비중이 하락하고 있는 반면 사업지원서비스업(보안서비스 등)은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이 최근 5년간 계속해서 그 비중이 증가했다.
내부거래 금액 규모가 큰 업종은 대부분 제조업 분야였으며 매출 상위 대기업집단의 주력분야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크게 나타났다.
공정위 신봉삼 기업집단과장은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 관행이 문제가 됐던 SI, 광고대행, 물류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줄었지만 보안서비스 등 내부거래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업종에 대해서는 감시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